[사설] 농업계 전후방 산업 위기 극복 위한 관심과 지원 필요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2023. 3. 2
지난해 말부터 얼어붙고 있는 경제 한파에 온 나라가 신음하고 있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가계 부채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데다 가스비 인상, 전기료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가계는 물론 기업의 고통도 심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가계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실물 경제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2023년 성장률을 1.7%로 발표했지만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0.1%포인트(P) 낮춘 1.6%로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불황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물 경기 악화는 농촌 경제도 휘청이게 하고 있다. 특히 농촌은 각종 원자잿값 상승이 농가 채산성 악화의 직격탄이 되면서 농업 취약계층부터 불황이 파고들고 있다. 농촌 경제의 하부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소농들의 붕괴가 농촌 기반이 연약해지는 트리거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신용 거래가 활발한 농촌 경제 특성상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하는 농가들이 나오면서 농촌 부실 위험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팽창 중이다.
농민들만 위험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 농업계 전·후방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수개월 지속되는 경기 침체는 농축산물 도소매 유통인들에게 채권 회수가 되지 않아 돈의 흐름이 끊기는 유동성 악화를 겪으면서 하루하루를 이 악물고 버티는 기업들이 부지기수 생긴다.
농업계 내로라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유망한 스타트 기업까지 유동성 악화에 따른 리스크를 헷지하지 못해 기업의 운명을 건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농업계의 한 스타트업 기업은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매입하고 미수 채권을 감당하지 못해 투자의 난항을 겪으면서 스타트업계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축산 사료업계도 심각하다. 최근 솟값 하락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한 농가들이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속출하는가 하면, 농촌 현장에서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사룟값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몇몇 사료기업은 직원 수를 크게 줄이는 한편 극심한 다이어트에 돌입하면서 불황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나마 최근 미국 발 경제지표 중 다소 낙관적인 수치가 나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제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도 있지만 여전히 미국의 물가 상승 부담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계속 주면서 아직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해빙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농촌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농가는 물론이거니와 이대로 가다가는 농업계 전후방 산업이 도미노처럼 무너질지 모르는 일이다. 경제 한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되는 만큼 농업계 전후방 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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