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체 등록제의 목적과 범위를 재정비하고 현행 임의등록제 방식을 의무등록제로 점진적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농업경영체 등록제 역할 재정립과 개선 방안’ 연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를 진행한 유찬희 연구위원은 “여건 변화에 맞춰 농업경영체 등록제의 역할과 목적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면서, “농업경영체가 정책 지원이라는 권리를 누리는 만큼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 제공이라는 책무를 이행하도록 구속력 있게 제도화하는 것이 농업경영체 등록제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우선 2008년에 농업경영체 등록제가 시행된 이후 해당 제도의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개선 과제는 △농업경영체에 농업인을 포함하도록 정의해 빚어지는 모순 △지원 대상이 아닌 자가 농업경영체에 등록할 수 있는 문제 △‘경영주 외 농업인’도 정책 지원 대상일 수 있어야 함에도 사각지대 발생 △농업경영체 수 증가에 따른 담당 기관의 업무 부담 등이었다.
특히 현행 농업경영체 정의는 농업인 정의보다 범위가 넓고, 경영체의 특성을 담고 있지 못하고 있어 경영체와 농업인을 개념적으로 동일시하고, 농업종사자의 기여를 인정하지 못하며, 정책 대상이 아닌 자를 걸러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정부와 농업경영체 간의 권리 및 책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농업경영체의 책무에 ‘정책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명확하게 포함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농업경영체의 소득 파악에 근거한 납세 의무 부여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수단으로 현재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임의등록제 방식을 중․장기적으로 개인 단위 의무등록제로 전환하거나 양자를 혼용해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농업경영체를 농업인 중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농업인 일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업경영체를 ‘농업인 중 자본을 갖추고 스스로 내린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을 지는 자’로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농업경영체에 속하지 않는 농업인’도 정책 대상으로 삼되 지원 정책을 달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경영주가 아니더라도 영농 의사결정, 영농 관리 등 ‘농업 생산과 직접 관계되는’ 활동과 농업 관련 서비스 제공 등에 종사하는 이를 농업인으로 인정하고 권리를 부여하는 방안 등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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