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농업부문 대책은‘할당관세 확대’
농업계, ‘농민 생계 말살’ ‘농업 생태계 소멸’ ‘식량주권 상실’ 비판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3. 7. 14
‘가격 강세 및 공급 부족 예상 농산물에 대해 할당관세 확대’.
윤석열정부의 농산물 수급조절 정책이 ‘수입의존’ 방향으로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하면서 농업부문은 ‘할당관세 확대’ 를 통한 농산물 수급안정 조치를 정책 계획의 전면에 배치했다.
수입량을 쟁여놓고 시장에 풀었다조였다 농산물값을 조절하겠다는 뜻이다. 주류 농업정책이 수입 드라이브에 맞춰진다는 것은, 국내에서 농사지어서 출하되는 농산물의 ‘제값 형성’기회가 원천 차단된다는 의미이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에서는 올 하반기 주요 경제지표를 전망하고 중점 추진해야 할 과제 등을 담은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이 확정·발표됐다.
기획재정부가 각 관계부처 주요 정책을 모아 발표한 형식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민생경제를 안정시키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등의 미래성장기반 확충에 포인트가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발표의 하반기 경제정책뱡향에 따르면 이중 농업분야는 민생경제 안정 차원에서 농축수산물 수급안정 조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상반기 물가안정에 실효성을 거뒀다고 판단, 하반기에도 농축산물의 비축·계약재배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물량 확보를 위해 가격이 높고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농축산물 품목 등에 대해 할당관세를 확대하는 방안을 명문화한다는 계획이다. 웬만하면 관세 문턱을 낮춰 수입량을 늘리고 이를 시장에 풀어서 가격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국제 공급망 불안에 취약한 감자 등의 농산물 수입국 다변화를, 12월까지 추진한다는 일정도 냈다. 감자는 한가지 사례이고, 다른 품목 또한 비슷한 수입선 다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그간 식물방역법에 따라 ‘수입금지 식물’ 로 분류돼 수입제한 지역을 구분하던 감자에 대해 수입 지역을 넓힌다는 개념이다.
미국 4개 주에 한하던 수입허용지역을 신규로 11개 지역 추가하고, 이집트·페루·인도 등 기존 금지국으로 묶여있던 국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감자 수급안정차원을 명분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가공용감자 1만2천810톤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다음호 기사상보>
정부가 농축산물 수입제한을 완화하거나 할당관세를 확대하는 등으로 수급조절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이를 통한 농축산물 가격 억제가 전반적인 물가안정을 견인했다는 자체 분석에 기초한다는 전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주효했고, 실제 6월들어 농축산물을 비롯한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정부는 7월 농축산물 수급대책에도 ‘수입의존’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 여름철 닭고기 공급부족 방지책으로 상반기 6만톤에 이어 7월부터 3만톤 추가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냉동 닭고기 8개 품목에 대해 관세 20~30%를 없애고 수입하는 중이다.
가공용 무에 대해 지난 5, 6월 무제한 할당관세를 적용했고, 같은 기간 대파 5천톤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수입량을 늘렸다. 양파는 6월중 수입산 6천300톤을 풀고, 명절이나 김장철 수요에 대비해서 선제적 수입조치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축산물 돼지고기의 경우 7월 수요성수기 9월 추석 등 가격상승 우려가 있는 시기에 대비해 할당관세 물량을 1만5천톤 확대키로 했다.
배추·무·마늘·감자·시설채소·소고기·계란 등 다소 가격 하향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품목들도, 시장동향에 따라 인상요인이 감지되는 즉시 할당관세 확대, 비축물량 방출 등을 적극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제는 가격이 싼 농산물의 대량 유입으로 인해 국내 농업소득의 생태계가 철저히 망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접근물량 증량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국내 농업기반은 ‘소멸’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은 최근 ‘TRQ(저율관세할당)증량, 농산물 수입의존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 이란 이슈보고서를 통해, 정부는 TRQ 증량하고자 할 때 해당 품목을 생산하는 농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토록 법률에 명시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녀름 보고서는 “수확기를 앞두고 농민의 가장 큰 바람은 제값받고 잘 팔아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것일 것” 이라며 “그런데, 최근 양파 출하기에 양파 TRQ물량을 증량한다는 발표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고, 최근 양파농가 피해를 예로 들었다.
보고서는 “서민 생활물가 안정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국내 지역산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는 먹거리 지원정책을 확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식량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길” 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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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Issue+] 농어촌 소멸위기와 이민정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