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회기가 시작하자마자 농업·농촌 관련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내용도 농가소득 지원, 농촌 활력화, 농산물 수취값 안정 등 농민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 많아 관심을 모은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4일 ‘농어업인 공익수당지원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농업경영체 경영주와 종사자에게 연 120만원 이상의 공익수당을 지급하는 게 골자다. 윤 의원은 “농업의 사회적 편익 제공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시장기능을 통한 가치 반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농민 공익수당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덕흠 미래통합당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1일 대표 발의한 ‘농업인 기초연금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도 경영체 등록 농가에 연 120만원 이상 현금 또는 지역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승남 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3일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활성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조성토록 한 상생기금을 매년 1000억원씩 20년간 2조원까지 확대 조성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FTA 수혜기업의 기금 조성 참여를 의무화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인구감소와 재정난이 심각한 농촌지역을 지원하는 법안도 눈에 띈다. 서삼석 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1일 대표 발의한 ‘인구소멸 위기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안’은 5년마다 인구소멸 위기지역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해당 지역에 ▲도로망 확충 ▲산업단지 지정 ▲거점 의대 부속 종합병원 설치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을)도 같은 날 ‘마을기업육성지원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농촌지역 등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마을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한 근거 법안이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 3일 국회에 제출한 ‘고향사랑 기부제(고향세)’ 도입 관련 법안도 균형발전과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관심을 끈다.
임이자 통합당 의원(경북 상주·문경)이 1일 대표 발의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농산물 가격을 생산비 이상으로 보장해주는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방안을 담았다.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 수입 농산물이 대거 유입되는 반면 폭락 때는 농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는 상황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임 의원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국가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업계는 이같은 법안을 통해 20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숙원사항이 21대 국회에서 해결되길 희망하는 분위기다.
김제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은 “농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농업·농촌 법안이 다양하게 제출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비용추계서를 첨부하지 않거나 폐기됐던 법안을 재탕 발의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법안의 최종 통과를 위해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여겨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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