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하역 용역회사 도입이 처음으로 추진돼 하역구조 개선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동화청과는 이달부터 양파·대파·쪽파·부추·당근 등 5개 품목의 하역작업을 직접 맡는 ‘하역서비스 개선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가락시장의 경우 하역작업을 전적으로 하역노조에 맡겨왔는데, 도매시장법인인 동화청과가 일부 품목에 한해 하역작업을 직접 담당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동화청과는 시범사업 품목에 대한 하역인원 배치와 작업통솔을 직접 맡는다. 하역 인건비는 작업 숙련도와 하역물량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하루 근로시간이 평균 12시간을 웃돌았던 하역노조 체제와 달리 주 52시간을 반드시 준수하기로 했다.
또 지게차와 전동차를 적극 활용해 해당 품목의 하역인원을 기존보다 5명 이상 적은 15명 이내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같은 시범사업의 방식은 경기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하역 용역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동화청과는 한달 동안 시행될 시범사업을 통해 물류 효율화의 성과가 드러나면 하역 용역회사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화청과 관계자는 “도매시장법인이 직접 하역작업을 담당해 하역시간 단축, 팰릿 출하 유도, 출하자 서비스 개선 등 물류 효율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라며 “지난해말부터 하역노조 내부 갈등으로 인한 태업 탓에 출하자들이 불만을 제기해온 것도 시범사업 추진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가락시장에서는 이번 시범사업이 하역 용역회사의 도입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른 도매시장법인들도 동화청과의 시범사업 추진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는 분위기다.
그동안 가락시장에선 1200여명의 하역노조원이 농산물 하역작업을 전담해 물류 효율화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대부분의 가락시장 하역비가 한상자당 일정액으로 정해져 있어 하역의 기계화를 추진하지 않더라도 일정 물량만 되면 하역노조의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하역노조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게차나 전동차는 대부분 정부·서울시·도매시장법인에서 지원해준 것이고, 전체 노조원의 숫자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다소 감소하는 데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역 용역회사가 도입되면 가락시장 내 하역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경쟁구도로 인해 하역노조도 과거와 달리 물류 효율화에 적극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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