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전남 나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들이 저장배 품위를 살펴보고 있다. 배가 올 설 대목 최대 관심 품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대목 과일시장 점검] (2) 배
2024년 생산량 전년보다 3%↓
작황부진에 대과 비중 반토막
값 급상승…소비 변화가 변수
농민신문 서효상 기자 2025. 1. 9
배가 올 설 대목 최대 관심 품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량이 적었던 지난해보다도 더 줄어들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제수·선물용 수요가 높은 대과 비중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유통업체들은 규격을 줄이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공급량 줄고 대과 비중 반토막
7일 오후 찾은 전남 나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는 조용하고 썰렁했다. 설(1월29일)이 3주일 앞으로 다가온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이곳 관계자는 “평년엔 설 명절 3주 전쯤 출하작업을 개시하는데 올해는 5∼6일 늦은 13일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출하작업이 지연된 것은 공급량 부족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산 배 생산량은 17만8000t으로 전년(18만4000t)보다 3%가량 감소했다. 재배면적이 2023년 8819㏊에서 2024년 8529㏊로 3.3% 줄어든 데다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생육이 불량한 탓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평년(2019∼2023년 최대·최소치를 제외한 평균) 생산량은 19만8000t이다.
산지 관계자 A씨는 “공급량 자체도 줄었지만 정품과 비중은 더 크게 감소했다”면서 “일반적으로 나주는 대과가 40%, 나머지가 60% 비중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대과가 20%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햇볕데임(일소) 피해를 본 배는 그렇지 않은 배보다 지나치게 빨리 익는 경향이 있는데 여름 이후 계속된 폭염 탓에 피해 물량이 많아 저장배 상품성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충남 아산·천안 등 중부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산지 관계자 B씨는 “설 대목 공급량이 전년 대비 절반, 평년 대비해선 30∼40%로 물량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 값 전망 어려워…소비 변화가 관건
시세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8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 ‘신고’는 15㎏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9만7724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평균(7만3185원)보다 33.5%, 평년(5만2481원)보다 86.2% 높다.
이승환 중앙청과 경매사는 “설 대목엔 선물용으로 모양·색깔이 우수한 특품 수요가 많은데 올해는 표면이 변색되고 과육이 쉽게 무르는 등 품위가 떨어진다”며 “평년 대목 때와 비교해 특품 비중이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 경매사는 “그러나 시세가 너무 높으면 소비 의욕이 꺾일 수 있어 소비 흐름에 따라 이달 셋째주부터 시세가 급변동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지에서는 배 공급안정 방안 찾기에 골몰했다. 대과 위주로 구성하는 선물세트를 소용량으로 변경하는 게 대표적이다.
홍성건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상품기획자(MD)는 “기존에 주력 상품으로 구성하던 7.5㎏들이 배 선물세트를 5㎏와 7.5㎏ 두 규격으로 나눠 구성할 계획”이라며 “대과 비중이 크게 감소한 것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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