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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농산물 장기 약세에 산지 ‘죽을맛’…포전거래 계약도 포기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09-24 조회 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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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랭지 채소 물량을 시장에 출하하는 한 산지유통인은 계약금을 건지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포전거래 계약 재배를 포기했다. 농산물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자재비와 관리비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 이 산지유통인은 “포전거래는 계약이 이뤄지면 파종 이후의 재배부터 우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재비와 관리비까지 나갈 바에야 계약금을 포기하고 끝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강원도의 한 대파 재배 농가는 계약 당시 거래 금액보다 낮은 가에 거래금액을 재합의했다. 이 농가는 “계약 당시 평(3.3㎡)당 1만원에서 1만1000원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최근에 산지 유통인이 8000~9000원 아니면 원가보전도 안 된다고 연락을 해 와 어쩔 수 없이 거래금액을 낮췄다”며 “한 해 농사를 지을 것도 아니고, 시세가 워낙 낮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농산물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산지에서 그 여파를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 계약금을 포기하면서까지 계약 재배를 놓아 버리는 산지 유통인들과 당초 계약금액보다 낮은 시세에 재합의하는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이다. 계약포기 물량을 파악한 뒤, 이 물량을 재계약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산지수집상들의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 약세 장기화는 품질 저하 우려마저 높이고 있다. 시세가 없으니 작물관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지사. 이는 작황호조와 다수 농산물 품목의 재배면적이 늘어난 상황에서 계약포기 등으로 인한 산지폐기 물량과 겹치면서 자연스레 중하품 물량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지에선 저장물량을 늘리며 산지 출하를 조절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이는 차후 생산될 물량과 경합할 우려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유통인들은 이와 같은 우려가 시장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우수품 생산량이 줄어들고, 등급별 시세 편차도 심해졌다는 것. 또한 이 시기가 길어져 중하품이 늘어나면서 우수품 시세 역시 동반 하락하는 악순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가락시장 대아청과의 배효석 경매사는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농산물도 시세가 없으니 작물관리에 소홀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아니겠느냐”며 “우수품 생산량은 전년대비 줄고 저품은 늘고 있는 가운데 등급별 시세 편차도 유독 심해지고 있다”고 현 시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덧붙여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우수품도 시세가 낮아지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산지 생산자와 출하자, 유통인 모두에게 낮은 시세의 장기적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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