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충북원예농협 충주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작업자들이 사과를 선별하고 있다. 지난해 길었던 폭염의 여파로 색택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고 알이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대목 과일시장 점검 (1) 사과
출하물량 평년과 비슷할듯
폭염 여파 알 작고 색택부진
수요 몰려…강세장 유지 전망
농민신문 충주=함규원 기자 2025. 1. 7
설(1월29일)이 3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수·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은 주요 과일의 출하 동향과 값 전망을 4회에 걸쳐 점검한다.
◆ 설 대목 출하량 평년 수준…대과 비율 낮아
설 대목 사과 출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2023년산보다 늘었지만, 길었던 폭염의 여파로 전반적인 품위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3일 오전 충북원예농협 충주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는 작업자들이 저장사과 선별작업에 한창이었다. 컨베이어벨트 위에는 붉은색보단 노르스름한 빛을 띠는 사과들이 눈에 띄었다.
이상복 충주 거점 APC 센터장은 “지난해 늦가을까지 이어진 무더위에 10월 중순 비 피해까지 겹쳐 전체적으로 색택이 부진하고 알이 작다”면서 “통상 충주지역은 11월20일이 ‘후지’ 사과 수확 막바지인데, 지난해엔 색이 나지 않아 12월초까지 수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 대목 출하량은 지난해보단 늘겠으나 평년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칠 것 같다”면서 “300g 이상 대과의 비율도 평년의 절반도 안된다”고 덧붙였다.
경북 등지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대구경북능금농협 윤성준 영주 APC 센터장은 “설 대목 출하량은 평년 수준으로 수급에는 문제가 없겠으나 대과 비중이 20% 내외로 평년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같은 농협의 전방식 안동 APC 센터장은 “당도는 올랐으나 색깔이 나오지 않은 미색과가 많아 정품과 비율이 예년에 비해 저조하다”고 전했다.
◆ 등급간 가격차 커질 듯…소비 흐름이 변수
설 대목 시세는 1월 셋째주부터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후지’ 사과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7만374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평균(6만5814원)보다 6.9%, 평년 1월(4만9005원) 대비해선 43.6% 높다.
설 대목 사과값은 지금 수준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전반적인 품위가 좋지 않고 대과 비율이 낮아 등급간 가격차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상균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상품성 좋은 물건이 귀해 특상품은 높은 시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체 과일인 배·만감류 등의 작황도 좋지 않아 사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규호 서울청과 경매사는 “중하품은 지난해보다 시세가 부진해 등급간 가격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고 짚었다. 이재현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일련의 정치·사회적 사건으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이라 값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여력은 많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