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쌀 관세화 전환과 함께 수입쌀에 적용하는 관세를 513%로 정했다.
이를 적용할 경우 수입쌀 가격은 80kg 기준 27만원에서 52만원에 달해 현행 국내 평균 쌀 가격 17만원에 비해 10만 원 이상 높아 수입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해 쌀 수입량이 현행 의무수입량 40만9000톤 기준 5% 이상 증가할 경우 특별긴급관세(ssg) 170%를 추가 적용하고, 향후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쌀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이같은 내용의 ‘쌀 관세화 및 쌀 산업발전 대책’을 발표하고 “관세화 이후에도 의무적으로 저율할당관세(5%)로 수입되는 40만9000톤 등의 수입쌀이 국산 쌀과 혼합 판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쌀을 관세청 ‘사전세액심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며 “현행 의무수입쌀의 밥쌀용 공급비중 30%도 용도 및 유통관련 규정을 삭제해 wto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쌀 산업 발전을 위해 농가 소득안정 장치를 마련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쌀 소비 및 수출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소득안정을 위해 고정직불금을 내년부터 ha당 100만원으로 인상하고, 이모작 확대, 영세·고령농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추진한다.
또한 쌀 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들녘별경영체를 집중 육성하고, 쌀 전업농을 지속적으로 규모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농가 경영비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농기계 구입자금 등 각종 정책자금 금리를 낮춘다. 이와 함께 쌀 소비와 수출촉진 및 가공산업 육성을 통해 소비기반 확충에 나선다. 생산자 주도의 소비촉진 홍보 차원에서 쌀 자조금 도입을 위한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동필 장관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고정직불금 인상과 들녘별경영체 육성지원, 농업정책자금 금리인하, 쌀 소비촉진 등 주요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568억 원 증액했다”며 “아울러 쌀 산업의 기초가 되는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 519억 원을 증액하고 신기술·신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r&d) 투자도 강화해 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번 쌀 관세율을 포함한 양허표 수정안은 9월까지 wto에 통보되고, 10월부터 협상이 시작된다.
이에 대해 농업계는 농업인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확실한 안정장치 마련 등을 촉구하거나 쌀 관세화 통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관세율, 환율, 국제곡물가 및 국내 쌀값이 영구적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닌 만큼 국내 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이 필요한데도 정부의 쌀 산업대책은 농업계의 요구사항이 모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농연은 특히 “이모작 직불금 단가 인상(현행 ha당 40만원에서 100만원)이 아예 제외됐다”며 “동계(겨울철)논 이모작 직불금도 농가 소득안정과 곡물자급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음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전국 단위 시위와 함께 성명에서 “정부 발표는 7월 18일 이후 관세율을 공개한 것 외에는 발전된 것이 없다”며 “관세유지를 위한 ‘쌀 특별법’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만들지 몫하고 국회 역할로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문광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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