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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거창군이 2023년 4월 군청에서 필리핀 푸라시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구축 제도 개선
‘브로커’개입 차단 임금갈취 근절
인건비 안정…농가 만족도 높아
농민신문 거창=최상일 기자 2025. 1. 4
경남 거창군(군수 구인모)이 농촌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펼치고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치사업이 정부의 각종 대외 평가에서 5관왕을 수상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우선 체계적인 업무시스템 구축에 있다. 사업 초기에는 다른 여느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브로커문제 등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2023년 1월 전략담당관 내 농촌일손담당 전담팀을 신설해 관련 업무를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해 전환점을 만들었다.
또 ‘거창군 농촌인력난 해소를 위한 지원조례’를 전면 개정해 제도적 토대를 만들었고, ‘농촌일손부족 대책협의회’를 구성해 농협·농민단체와 농촌 인력난에 대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등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를 통해 수많은 제도 보완·개선 과정을 거치며 사업은 빠르게 안정됐다.
대표적으로 ‘브로커’로 불리는 중개업자가 계절근로자의 임금을 갈취하는 폐단을 근절해 큰 성과를 봤다.
거창군은 필리핀 푸라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2022년부터 계절근로자를 유치했는데, 필리핀 현지 선발 과정에서 브로커들이 이중 계약 체결로 임금을 갈취했다.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군은 농촌일손담당 전담팀을 본격 가동하고, 고용상담실을 설치해 통역이 가능한 필리핀 원어민 출신 이민자를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통장과 여권을 빼앗긴 사례 등이 드러났고, 군은 통장을 재발급하는 등 임금을 지킬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계절근로자의 실질적 선발 권한이 브로커에게 있는 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군은 푸라시가 추천하는 계절근로자의 유치를 중단했다. 대신 ‘성실 근로자 농가 재추천’과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 제도’를 시행해 계절근로자 선발 권한을 농가로 이전했다. 브로커에게 업무를 위탁하고 방관하던 푸라시도 사태를 파악한 후 군에 브로커 개입 전면 배제를 약속했다.
거창군과 푸라시는 근로자 선출·송환과 관련한 위탁 금지를 뼈대로 한 MOU를 다시 체결했고, 두 지자체가 직접 근로자 송환 업무를 추진하게 됐다.
거창군은 브로커가 개입할 가능성을 확실히 없애기 위해 경제적 어려움이 큰 근로자들의 항공료를 군 예산으로 우선 지원하고, 추후 임금으로 다시 회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근로자를 연결해 부당한 대우와 인권 침해를 당한 사실이 있다면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브로커가 사라지자 푸라시에서는 계절근로자 사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거창군에서 일하기만 손꼽아 기다리는 근로 희망자들이 수백명에 달한다고 한다.
거창군의 계절근로자는 2022년 246명, 2023년 322명, 지난해 506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무단 이탈자수는 2022년 입국자 18명, 2023년 입국자 6명, 지난해 입국자 0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사업이 빠르게 정착하게 되자 급증하던 농촌 인건비도 안정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군에 따르면 농작업자 하루 인건비는 2020년 9만원대에서 2022년 13만원대까지 올랐으나 2023∼2024년에는 11만원대로 안정됐다.
농가 반응도 좋다. 지난해 8월 군이 계절근로자 고용농가 193곳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농가형 계절근로자와 공공형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농가 85%·91%가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재고용 의사는 농가형·공공형 모두 97%에 달했다.
거창군은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 행정안전부 인구감소 대응 우수사례 국무총리상, 정부혁신 왕중왕전 장관상 등 5개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구인모 군수는 “거창군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도적 기반을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피부색과 국적을 넘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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