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여파 수급불균형…품위별 가격차 더 커져
농업인신문 위계욱 기자 2025. 1. 3
설 명절이 3주가량 남겨둔 가운데 과일 가격 강세가 꺾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상기후 여파로 인한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랍 30일 가락시장 사과 상품 10kg 한박스 경매 평균가는 72,993원으로 전년동기(52,500원)대비 139% 상승했고 구랍 31일 신고배 상품 15kg 한박스 경매 평균가는 119,018원으로 전년동기(70,803원)대비 168% 상승했다. 감귤 상품 10kg 평균 경매가는 11,904원으로 전년동기(8,807원)보다 118,4% 상승했다.
이처럼 가격이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지난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이어진 폭염과 연이은 폭우로 인해 사과, 배 주산지에서 일소, 열과 피해가 막대한 탓에 출하물량이 20~30% 감소했기 때문이다. 출하물량 자체가 줄어든데다 품위도 좋지 못해 특품, 상품, 하품 등 등급별 가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구나 사과, 배는 설 명절 특수를 노린 농가들이 출하를 꺼리고 있는데다 높은 시세를 노리고 대과 및 특품 출하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귤은 노지 수확철이 지나면서 도매시장 반입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설 명절까지 시세 강보합세가 전망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과일 관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과 전체 생산량은 46만3,000톤 내외로, 생산량이 급감했던 지난 2023년과 비교하면 17.3% 늘었으나 여전히 평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설 성수기 출하 의향이 높아 생산량이 증가한 만큼 도매시장 출하물량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배도 사과와 마찬가지로 9월 고온 및 집중호우로 인한 일소·열과 피해로 올해 전체 생산량은 19만2,000톤 내외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3% 감소했다. 그러나 이미 저장에 들어간 배에서 비상품과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돼 실제 생산량은 전망치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감귤도 암울하다. 제주도 전역에서 열과 피해가 발생해 올해 노지온주 감귤 생산량은 전년 대비 8.6%, 평년 대비 19.6% 감소한 37만800톤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사과·배 대체 수요로 인한 가격 강세로 출하가 앞당겨진 탓에 앞으로 출하물량이 크게 줄어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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