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이하 도매법인)의 영업이익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같은 수익은 농산물 유통 발전을 위한 투자보다는 상당 부분 모기업 배당으로 새어 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지난달 23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송옥주 의원(민주당, 화성 갑) 주최로 열린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김미애 한국소비자단체 물가감시센터 회계사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5개 도매법인(서울청과·중앙청과·동화청과·한국청과·대아청과)의 재무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도매법인의 과도한 영업이익률이 실질적 수치로 재차 확인된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의 지난 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3.87%에 달했다. 이는 서부청과 등 광역 또는 지방도매시장 소속의 도매법인들 평균 영업이익률(12.48%)이나 동종업종의 도매 및 소매업의 평균 영업이익률(2.56%)과 비교해도 훨씬 더 높은 수치다.
김 회계사는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의 평균 이익 63%가 농산물 유통과 상관없는 건설, 제철 분야 모기업 배당금으로 흘러들어갔다”면서 “그러나 관련 인력 확충이나 농업 발전을 위한 투자는 거의 없어 이를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회계사는 가락시장의 경매와 정가수의매매 거래방식에 따른 가격 변동성 차이도 분석했다. 사과·배 도매거래 사례를 든 김 회계사는 “정가수의매매와 경매의 가격 변동 추이를 보면 정가수의매매가 경매에 비해 가격 안정성이 높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가수의매매는 가격 변동폭이 큰 경매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 2012년부터 실시되고 있으나 제 기능을 못한다는 분석이다. .
한편 이날 이혁우 배제대 교수는 ‘농산물 유통 정책 평가와 제안’ 발표를 통해 대부분의 농산물이 도매시장을 거치는 유통구조에서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손해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따라서 농산물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주체가 유통을 독점하는 형태보다 도매시장 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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