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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신년 1특집] 한국농업 딜레마를 극복하고 달려가라 ②농업구조의 딜레마를 극복하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1-01 조회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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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농업대전환’이 농업법인 중심의 공동영농으로 성과를 거두며 2026년 정부 시책으로 채택됐다. 실제 경북 문경의 늘봄영농조합법인은 공동영농 이모작으로 기존 개별 영농 때보다 높은 농업소득을 올리고 있다.



          규모화된 전업농·농업법인 육성...농업지원혜택 전업농에 우선해야



                                                                                                                              농수축산신문  이두현 기자  2025. 1. 1



 국내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에 따라 농업경영체를 구분하고 이에 맞춘 정책 실행으로 규모화된 전업농과 농업법인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수십 년간 지적된 우리나라 농업의 문제 중 하나는 영세한 규모의 개별 농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산지조직화조차 제대로 되지 못하니 농업 생산성의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유통 과정에서의 교섭력도 약해 산지의 어려움은 계속해서 가중됐다.

이에 적절한 농정 수립을 위한 기반 마련으로 농업경영정보(농업경영체) 등록제도가 2006년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2008년 도입됐다. 농업경영체 등록제도는 농업경영체의 인구학적·경제적 특성과 영농 행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농업 정책 수립의 기초로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를 위해 융자·보조금을 지원받고자 하는 농업경영체는 농업경영정보를 등록해야 하는 임의등록 방식으로 제도화했다.

다만 정부의 기대와는 다르게 농업경영체가 공익직불 등 농업 지원 정책과 연계되면서 농업경영체의 범람과 농지 쪼개기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농가 수는 99만9000가구, 농가인구는 208만9000명으로 2020년에 비해 각각 3.5%, 9.7% 감소한 데 반해 농업경영체는 같은 기간 174만5473개에서 184만93개로 5.4% 증가했다.

표면적으로 농업 주체를 규모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영세화가 심해지는 문제에 빠진 것이다. 이에 농업경영체 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 방안과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 농업 수준에 따른 정책 구분 필요

최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농업경영체와 관련해 분할 등록으로 소규모의 경영체가 난립하며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성장동력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농업경영체 등록 기준을 재고하고 유형별로 분류해 정책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민기 농정연구센터 소장은 “현재 농업경영체 제도는 최대한 쪼개서 경영체를 만들수록 정책적인 혜택을 받는 데 유리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업인, 즉 사람 단위가 아닌 농가 또는 법인 단위로 농업경영체를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등록 기준 자체를 높이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국내 농업의 현실상 영세농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은퇴 후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많다. 제도적으로 농업경영체로 등록된 주체에게만 농업 관련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데 이를 단순히 규모를 기준으로 막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농업경영체 안에서 부류를 나눠 정책 대상을 명확히 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장 소장은 “일정 규모를 기준으로 이하는 소농 내지는 일반경영체, 그 이상은 전문경영체 등으로 지정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정책을 구분해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식으로 분류를 세분화하면 농업 생산 외에도 농촌에서 다양한 융·복합산업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농업을 주업으로 생계 활동을 하는 전업농에게 농업 지원 혜택이 우선이 되도록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생계를 영위하기 위해 오랜 기간 농업에 종사했던 농업인, 창업농 등 농업이 주된 생업인 이들과 취미 또는 소일거리로 농사를 짓는 이들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며 “전자에게 농업 관련 지원 정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타격이 심하고 농사를 그만둘 수도 있겠지만 후자는 지원 정책 여부가 상대적으로 크게 중요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농가경영체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농업·농촌의 약한 주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산업적 측면에서 농업을 경영한다는 점에 더욱 집중해 개념을 확립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농업법인 육성으로 농업 경쟁력 제고

국내 농업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농업법인 위주의 농업경영체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황의식 GSnJ 인스티튜트 농정혁신원장은 “농업의 단계적 성장이라는 차원에서 국내 농업경영체를 기존의 가족농경영체에서 농업법인경영체로 성장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일본은 이미 ‘농업의 법인화’라는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농업법인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펼쳐 2010년 대비 2020년 10ha 이상의 농업경영체는 10% 이상 증가하고 1ha 미만 영세 소농은 40% 가까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농업경영체를 등록할 때 개인이 아닌 농업법인으로 하면 경영상 이점이 많다는 점도 강조된다. 상대적으로 개인보다는 법인이 기업 간 거래와 계약, 금융 이용 시 신용도가 높고 규모화에도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경북 문경 영순면에 위치한 늘봄영농조합법인은 영세한 개별 농가가 농업법인으로 뭉쳐 규모화를 이루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인 좋은 사례다.

늘봄영농조합법인은 ‘주주형 공동영농 모델’을 도입, 지역의 80농가가 조합 회원농가로 참여해 총 110ha를 공동영농 한다. 최종적으로 회원농가는 각각 제공한 농지에 비례해 최종 수익을 분배받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재배 작목 선택과 생산·판매에 이르는 전반적인 경영은 홍의식 대표가 전적으로 일임받아 책임지고 있다.

황 원장은 “늘봄영농조합법인과 같이 성공적인 농업법인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최근 청년 창업농들이 모여 농업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 외 임원으로 참여한 창업농은 농업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농업법인 설립을 막는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Interview] 홍의식 늘봄영농조합법인 대표


    공동영농, 식량자급률·농가소득 제고효과

    제도 근거 미약...신속한 규정 정비 필요


“일반 주식회사는 현금·현물을 출자한 만큼 주식을 받고 이에 대한 배당을 받듯 우리는 영농조합법인에 조합원으로 참여한 회원 농가들이 제공한 농지에 비례해 수익을 분배하고 있습니다. 2023년 평당 3000원으로 계약한 배당금 총 9억9800만 원을 회원 농가에 지급했으며 추가 수익이 생겨 평당 500원씩 1억5900만 원을 더 배당했습니다. 고령의 회원 농가는 배당금을 통해 직접 농사를 지을 때보다 더 높은 이익을 거두고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홍의식 늘봄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영세한 개별 농가를 하나로 묶어 공동으로 경영·경작하며 국내 농업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홍 대표가 공동영농으로 회원 농가의 농지를 경작하기 이전에 이 지역 농가들은 제일 젊은 농업인이 70대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해 대다수가 벼 단작을 겨우 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2023년부터 늘봄영농조합법인이 경작을 시작, 벼는 5ha만 재배하고 나머지는 전부 콩을 심었다. 더불어 겨울철에는 양파·감자도 심어 이모작을 진행, 수익 증대를 꾀했다.

이 결과 농촌진흥청 표준소득 기준 벼 단작 시 7억7900만 원에 불과했던 농업소득은 이모작 이후 3배 이상 늘어 24억7900만 원에 달했다. 더불어 회원 농가가 영농작업에 참여하면 일반 농작업은 일 9만 원, 농기계 작업은 30만 원 등 영농 인건비도 총 3억4100만 원을 지급했다.

공동영농으로 벼 재배 면적을 줄여 벼 적정 생산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타 작물 재배로 식량자급률을 제고하고 농가소득까지 증대시키며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공동영농을 통해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가 법적·제도적으로 명확한 근거가 미약한 상태라 향후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홍 대표는 “투명하게 경영 과정을 공개하고 있고 꾸준히 수익을 내며 회원 농가에 공평하게 수익을 분배하고 있어 특별히 의문을 제기하거나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며 “하지만 영농조합법인의 공동영농과 수익을 분배하는 것과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부재해 문제로 삼으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농정 당국이 늘봄영농조합법인의 성공적인 사례를 단순히 홍보하는 데 그치지 말고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관련 규정 정비에 나서야 한다. 따라서 공동영농·수익 분배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마련돼야 전국각지의 농업인들이 걱정 없이 늘봄영농조합법인을 벤치마킹해 비슷한 사례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홍 대표의 견해다.

더불어 홍 대표는 공동영농 모델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과를 내는 영농조합법인에 농지은행에서 우선적으로 농지를 임대해주고 농지 임대차도 허용한다면 농업의 규모화를 더욱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농조합법인을 중심으로 공동영농 직불제와 농기자재 지원, 농업 기반시설 개선 등의 성장 동력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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