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게시판 > 농산물뉴스 |
|
|
|
| |
 |
 |
농업소득 30년째 제자리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 희망 될까
자연재해 빈도·인건비·임차료 상승
농업 경영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
농축산물의 안정적 공급과 농업 지속가능성 담보할 대책 시급
농수축산신문 이문예 기자 2024. 12. 31
2023년 농가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5000만 원선을 넘어섰다.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의 가치를 나타내는 농림업 생산액과 부가가치도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언듯 보면 굉장히 희망적이지만 자세히 보면 비관적 사실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농업소득은 30여년째 여전히 1000만 원을 넘나들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고 자연재해 증가, 농업 생산비 증가로 농업소득의 불안정성은 심화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농업 통계를 통해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해보고 정부가 제시한 농가 소득·경영 안정 확보 방안도 함께 살펴본다.
# 농가소득 늘어도 농업소득은 제자리걸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소득은 2003년 2687만8000원을 기록한 이후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2022년 4615만3000원을 기록, 연평균 3.5%씩 증가했다.
2023년에는 농가소득이 처음으로 5000만 원을 넘어서 5083만 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농번기 인력공급 확대, 농사용전기료 분할 인상을 비롯해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 차액 지원, 사료 구매자금 저리 융자, 시설 농가 유가보조금 지급 등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003~2022년 사이 농림업 생산액도 22조2000억 원에서 60조1000억 원으로 연평균 3.4%, 부가가치도 22조5000억 원에서 33조2000억 원으로 연평균 2.2% 늘어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농업소득은 20년이 흐르는 동안 내내 정체 국면에 있다. 농업소득은 2003년 1057만2000원이었지만 20년 동안 계속 1000만 원 초반대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2022년에는 948만5000원, 2023년에는 1114만3000만 원을 기록했다.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07년을 기점으로 농외소득이 농업소득 비중보다 커졌고 2019년 이후에는 이전소득에마저 추월당했다.
가계지출 중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43.9%에서 2022년 26.6%로 낮아져 농사만 지어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점점 더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 성장률을 고려한 실질 농가·농업소득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 암담하다. 정부가 큰 의미를 부여한 농가소득도 지난 20년 간 실질 농가소득으로 따져보면 연평균 1.8% 증가에 불과하고 실질 농업소득은 오히려 2.4%씩 감소했다.
# 농업 구조적 문제 심각...소득 변동성 크고 수익성은 악화
국내 농업의 또 다른 문제점은 농업소득의 변동성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2018~2022년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전체 농가 중 약 30% 농가의 농업수입이 전년 대비 약 20% 이상 증가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실질 쌀값은 30% 이상 하락했는데 특히 2005년 전후로는 7번이나 전년 대비 10% 이상 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주요 채소류도 최근 20년 사이 평균 가격 등락률이 15~40% 수준이었다. 이러한 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은 제조업의 제품 가격 평균 변동성의 1.5배가 넘을 정도로 커서 농업 경영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된다.
경지 규모가 커질수록 농업소득은 늘어났지만 변동성은 더 커졌다. 유찬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변동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농가소득 변동계수는 소농은 0.166, 대농은 0.211로 나타나 대농일수록 소득 변동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농가 유형에 따른 소득변화를 분석한 농경연의 보고서는 “농가소득의 농업 의존도가 클소록 농가소득의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빈도·강도 증가가 농업 생산기반을 위협하고 인건비, 자재비, 임차료 등 농업 경영비가 증가하면서 농가 수익성은 점차 악화하는 추세다.
1995년부터 2023년 간 농가가 생산·판매하는 농산물과 농가가 구입하는 농기자재 등의 가격 상승폭을 비교해 농가 채산성을 파악하는 지표인 ‘농가교역조건’은 2020년을 100으로 봤을 때 1995년에는 129.9였지만 2023년에는 90.3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가의 수익성이 악화됐음을 나타낸다.
또한 판매가격지수와 구입가격지수가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농산물 판매가격도 증가했지만 자재 등의 투입비용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성혁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30년 전만 해도 농가가 1000원을 팔면 673원이 소득으로 돌아왔는데 2022년에는 274원만 농가의 소득으로 귀속되는 등 농가의 소득 창출력이 많이 낮아졌다”며 “농업소득의 정체는 고령화에 따른 농업 노동력의 질적 저하, 고비용 생산 구조, 수입 농산물 증가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등 한국 농업의 구조적 문제와 연관이 깊고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 극복이 어려운 일인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정부 ‘한국형 소득·경영 안전망’ 추진...어려움 해소 계기되나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9월 27일 민당정 협의회에서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 농업과 농업인이 처한 여러 어려움들을 해소하고 농축산물의 안정적 공급과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책 방안들을 내놓은 것이다.
크게 △경영위험 관리체계 확립 △공익 증진 보상 확대 △재해 대응체계 고도화 △세대 전환 지원 등 농업인 소득과 경영 안정, 품목별 수급 안정을 위한 각각의 전략과 주요 과제가 제시됐다.
이 중 경영위험 관리체계 확립 방안으로 제시된 ‘농업수입안정보험’의 전면 도입과 단계적 확대에 이목이 집중됐다. 농업수입안정보험은 당해 해당 농가의 수입이 농가별 평년 수확량에 근거한 기준수입의 60~85% 이하로 하락시 하락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정부는 보험 제도 특성상 자기책임을 강화하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어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업수입안정보험 예산은 올해 본사업으로 전환되며 지난해 81억 원에서 올해 2078억 원으로 대폭 증액돼 정책 추진에 동력을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농업수입안정보험이 이미 2015년부터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데 보험금의 산출 근간인 개인별 수입 산출을 위한 통계기반이 미흡한 등 제도적 기반 부재로 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농가 경영위험을 방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런 이유로 제도 정착에도 장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예상과는 반대로 수입안정 대책이 보험 방식을 취하고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권혁주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농업수입안정보험의 운용 주체는 민간보험사인만큼 수익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이미 시범사업에서도 비현실적 기준가격, 보험사의 방어적 보험 운용 등 여러 문제가 노출됐다”며 “보험 방식은 수입안정의 핵심이 될 수 없으며 농업인들의 수입을 안정시키는 주체는 국가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권 사무총장은 “정부는 ‘전면도입’이라 했지만 전국으로 확대되는 품목은 마늘, 양파 등 9개 품목에 불과하며 벼·가을배추 등 6개 품목은 시범사업으로 일부 지역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15개 품목을 제외한 대다수 품목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실효성이 크지 않다”며 “지금은 다수 농업인이 참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정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와 함께 경영위험 관리체계를 위해 기본직불 등 소득지원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본직불 지급단가를 인상해 기초 소득안전망으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하고 논·밭 차등적용의 불합리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
|
|
 |
|
| |
|
|
|
|
|
|
|
[농수축산신문] [신년 1특집] 한국농업 딜레마를 극복하고 달려가라 ④농정의 딜레마를 극복하라 
[농수축산신문] 농식품부, 농업 분야 지방세 특례 일몰 3년 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