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집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가구수는 꾸준히 감소해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2024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집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고 답한 가구는 60.4%다. 2020년(67.9%)과 견줘 7.5%포인트, 2016년(85.9%)과 비교해선 25.5%포인트 줄었다.
◆빠르고 간편하게…즉석식품 찾는 소비자=하지만 집에서 간편식을 소비하는 추세는 두드러졌다. 농경연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간편식을 구입하는 가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돼왔다.
그중에서도 즉석조리식품·즉석섭취식품의 구입 빈도가 크게 늘었다. 즉석섭취식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는 2021년 15.3%에서 지난해 22.1%로 뛰었다. 즉석조리식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는 같은 기간 16.2%에서 25.7%로 증가했다.
간편식을 찾는 이유로는 ‘비용 절감’(36.3%)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2순위는 ‘시간 절약’(16.7%), 3순위는 ‘조리 과정의 편리함’(15.2%)이 차지했다.
◆ 더 다양하게…늘어나는 쌀가공식품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쌀 가공식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과거 즉석밥 정도에 국한됐던 쌀 가공식품 구색은 이제 냉동김밥·컵누룽지·컵떡볶이·쌀과자 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쌀 가공식품의 수출세가 두드러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9월까지 집계된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1790만달러다. 전년 동기(1억5390만달러)와 비교해 41.6%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복을만드는사람들’의 냉동김밥은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인당 2개로 구매 개수를 제한할 정도다. 미국인들은 건강하고 다양한 재료의 조합에 재미를 느끼며 복만사의 ‘유부우엉김밥’ ‘잡채김밥’ 등을 찾았다.
미국에선 한국 쌀과자 수입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 발행하는 ‘쌀가공산업 전문매거진 2024년 가을호’에 따르면 미국 스낵시장은 연평균 3.8%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중 쌀과자는 연평균 15.7%라는 높은 성장률을 구가 중이다.
유럽에선 한국 떡의 인기가 뜨겁다. 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2014년 118만9000달러였던 한국 떡 수출액은 2023년 719만2000달러로 늘었다. 6배가 넘는 가파른 증가세다. 국내 떡 수출업체들은 소비기한이 길고 상온 유통이 가능한 떡을 새로 개발하는 등 유럽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튜브·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꿀떡 시리얼’이 주목받으며 한국 떡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꿀떡 시리얼은 꿀떡에 우유를 부어 먹는 음식을 말한다. 시리얼에 우유를 말아 먹는 방식에서 착안해 명명됐다.
◆ ‘먹기 쉬운 쌀’…가능성 확인한 ‘라이스페스타’
지난해 12월6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농협이 개최한 ‘2024 우리쌀·우리술 케이(K)-라이스페스타’에서는 창의성과 상품성으로 무장한 다양한 쌀 가공식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K-라이스페스타 품평회’에서 수상한 16점의 상품은 ‘간편하게 먹기 좋은 쌀’이라는 새 시장을 보여줬다.
경기 안성 고삼농협(조합장 윤홍선)의 ‘착한들한우곰탕앤밥’이 대표적이다. ‘안성마춤쌀’과 한우고기·대파·당면을 주원료로 한 간편식으로 품평회에서 대상으로 선정됐다. 냉동 형태의 밥이 들어가 국과 함께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간편함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다.
농업회사법인 ‘네이처오다’의 ‘달칩 초코샌드’도 제품의 창의성을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했다. 충남산 유기농쌀만을 사용해 만든 이 제품은 쌀을 구워 얇게 펴 겹치고 그 사이에 초코를 발랐다.
변동훈 네이처오다 대표는 “충남산 유기농쌀 소비 촉진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 큰 인기를 끌어 기쁘다”면서 “최근 일본 수출을 시작했고, 새해엔 중국으로도 제품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