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석에 시세보다 물량 걱정했지만 반전 상황
정부 등 소비위축 주도…유통업체 특판경쟁 치열
9월에 들어서며 추석 대목 시장이 저물어가고 있지만 시세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산지에선 물량이 몰리고, 유통업계는 특판 행사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전개하고 있지만 좀체 반등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한편에선 3일을 기해 추석 택배시장이 마무리되면서 추석 대목이 끝났다는 말도 나온다. 산지에선 소비 상승을 앞장서 유도해야 야 할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정치권이 오히려 소비 침체를 부추겼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올해 추석 시장은 38년 만에 찾아온 이른 추석으로 인해 ‘시세’보다는 ‘물량’을 걱정했지만 전혀 상반된 상황이 전개됐다.
▲ 소비는 살아나지 못했다=산지와 유통인 모두 사실상 추석 대목시장은 끝났다고 보고 있다. 3일을 기해 대부분의 택배업무가 종료되며 대목 선물시장이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 이 시점에 산지와 유통업계에서의 공통된 의견은 ‘소비는 결국 살아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추석 선물시장이 정점을 형성할 것이라 예견된 추석 전주 주말인 8월 30~31일 이후에도 시세는 반등하지 못했다. 오히려 사과와 배 등 제수용 과일 시세는 지난 3년 내 최고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9월 들어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사과의 경우 홍로 15kg상품 기준 3만원 후반 대, 배도 원황 15kg상품 기준 2만원 중반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전주 사과 홍로는 6만원 후반, 배 원황도 3만원 중반 선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 채소류도 비슷하다. 일부 가공수요 품목과 비 등의 피해에 약한 과채류 품목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다.
도매시장의 한 관계자는 “추석 전 주 주말을 넘어서며 현재 시장에선 물량이 넘쳐나 처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특품이나 가격이 조금 나올까 나머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기도 급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3일을 기해 택배업무가 마무리된다고 하니까 그 전에 반등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지에선 막바지 출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 등에서 소비위축을 일정부분 주도했다는 것. 세월호 여파로 인한 소비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유독 추석을 앞두고 고강도 집중 감찰을 전개하며 소비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정치권이 분열한 것도 소비침체에 불을 지폈다는 여론이다.
지역의 한 산지유통센터 관계자는 “막바지 출하물량이 몰리면서 출하를 하지 못하고 저장창고로 일단 들어간 물량도 나오고 있다”며 “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소비침체 원인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별로 앞 다퉈 고강도 집중 감찰을 하겠다고 하고 정치권에선 연일 공방만 계속되다 보니 소비가 살아나려야 살아날 수가 없었다”며 “올해는 정말 추석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유통업체 간 특판 경쟁은 치열=유통업체의 특판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추석 전주 주말부터 할인판매가 본격 시작되더니 9월 첫째 주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유통가에서 치열한 특판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공통분모는 ‘최대 50%의 할인판매’를 통해 추석 물가를 대폭 낮췄다는 것. 특히 제수용 과일을 앞세우며 사과와 배 모두 지난해 대비 5~15% 가량 저렴한 시세에 선보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산지와 도매시장에서 사과와 배 모두 지난해보다 올해 시세가 15% 이상 낮게 형성되고 있어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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