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기온상승 따른 품질저하 원인
마땅한 대체작물 없어 감소세 둔화될
기상이변으로 가격 변동 폭이 커짐에 따라 여름철 배추 가격은 매년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여년간 고랭지 배추의 재배면적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고랭지 채소면적 변동요인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고랭지 채소 재배면적이 급감한 이유가 무엇인지 여러 측면에서 살펴봤다.
◆ 수익성 악화와 기상변화=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재배면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농경연이 2000년과 2011년 고랭지 지역의 품목간 면적이동을 분석한 결과, 배추의 경우 2011년 조수입이 10α(300평)당 211만3000원으로 2000년(135만7000원)보다 55.7%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재배면적이 증가한 오이와 토마토의 조수입 증가율은 각각 127.1%, 98.8%로 고랭지 배추보다 2배가량이나 높았다. 기온상승에 따른 배추의 상품성 저하도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 김치 수입증가=김치 수입은 시기별로 보면 고랭지 배추가 출하되는 7~10월에 수입되는 양이 전체의 30% 이상으로 가장 많다. 2012년 7만t이 고랭지 배추 출하시기에 수입됐고 이를 신선배추로 환산하면 15만t 이상으로 전체 고랭지 배추 공급량(36만t)의 42%에 달한다. 그러나 김치의 수입증가가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 감소를 직접적으로 유발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농경연의 설명이다.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김치수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3년 이전인 2001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만큼 수입량이 증가해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배면적과 생산감소가 수입증가를 초래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 전망=농경연은 향후 고랭지 재배면적이 당분간 감소추세를 유지할 것이나 과거에 비해 감소율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훈 농경연 연구위원은 “강원지역의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준고랭지 위주로 수익성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완전고랭지 지대는 마땅한 대체작물이 없기 때문에 현 수준에서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