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 폭염에 배추가격 급등
경기침체 영세업자 저가 선택
1~11월 지난해보다 7.4% 증가
업체 “완성된 제품 수입 유리”
중국산 품질향상 원인 지적도
농민신문 함규원 기자 2024. 12. 22
올해 김치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공산이 커졌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11월 김치 수입량은 28만2556t으로 전년 동기(26만3185t)보다 7.4% 증가했다.
12월 수입량이 2만3494t을 넘어선다면 올해 수입량은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30만6050t) 기록을 깨뜨리게 된다.
수입 증가세는 월간 단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10월 3만2210t, 11월 2만8289t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4%, 7.3% 증가했다. 8∼9월 폭염으로 여름배추 산지가 타격을 입으면서 배추값이 급등한 것이 이같은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12월 수입량을 가늠하기는 어려우나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기록적인 수입량을 보일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김치 수입량은 1990년 김치 수출입 통계를 집계한 이후 2019년 처음으로 30만t을 돌파했다. 이후 2021년 이른바 ‘중국산 알몸김치 파동’ 등으로 2021년 24만0606t까지 내려갔다가 2022년 26만3435t, 2023년 28만6545t 등 다시 증가하고 있다.
외국산 김치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김치업계에선 올해 들어온 김치 수입량을 전부 배추김치로 가정한다면 중국산이 국산 신선배추 수요를 40만t 이상 대체한 것으로 본다. 국내 연간 배추 생산량(200만t가량)의 20% 수준이다.
한 김치 가공공장 관계자는 “고물가·경기침체 영향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저가 수입 김치를 찾는 경향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동네 식자재마트에서도 수입 김치를 취급하는 곳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치 수입단가는 1t당 550∼600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도매상을 거쳐도 일반 소비자가격이 1㎏당 1000원선에 불과해 국산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한 김치 수입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이상기상으로 중국도 배추 작황이 부진해 9월 기준 중국산 신선배추 수입단가가 1t당 720달러까지 치솟아 김치 수입단가를 훨씬 웃돌았다”면서 “중국산 신선배추를 들여와서 김치를 만드는 것보다 현지서 완성된 김치를 들여오는 게 낫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중국산 알몸김치 파동이 오히려 중국산 김치의 품질을 향상하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부터 의무 적용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올 10월부터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 인증을 취득한 현지 업소에서 생산한 김치만 수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또 다른 수입업체 관계자는 “해썹 인증을 못 받으면 한국에 수출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현지 업체들이 앞다퉈 인증을 받으려 했다”면서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공장 시설 현대화가 빠르게 진행된 데다 대부분 국산 품종으로 재배한 배추로 김치를 담가 중국산 특유의 물컹한 식감도 개선됐다”고 전했다.
김치은 대한민국김치협회장은 “수입 김치가 증가하면서 국산 배추·무로 김치를 담그는 국내 김치업체의 입지가 좁아지고 이는 국내 채소류 생산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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