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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정신문] 이제 월동 시작인데…해남 마늘밭 생분해성 비닐, 벌써 녹아버려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4-12-21 |
조회 |
1240 |
| 첨부파일 |
65858_43623_4727.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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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전남 해남군 북평면 일원 마늘밭 모습. 마늘 정식 당시 깔았던 생분해성 멀칭 비닐이 이미 거의 다 녹아버려 흔적만 겨우 남은 상태다.
이듬해 4월쯤 분해돼야 할 멀칭 비닐, 이미 흔적만 남아
마늘농가들, ‘업체 변경 뒤 생긴 문제, 제대로 보상하라’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2024. 12. 19
마늘밭에 씌운 생분해성 멀칭 비닐이 겨울을 나기도 전인 현재 대부분 녹아버려 문제가 되고 있다. 마늘농가들이 잡초 방지와 보온, 비닐 철거비를 줄이기 위해 쓰는 생분해성 비닐은 마늘이 겨울을 난 뒤인 이듬해 4~5월쯤 분해돼야 하지만 마늘을 정식한 지 두 달여 만에 그 흔적만 남은 것이다. 지난 18일 찾아간 전남 해남군 북평면 일원 마늘밭의 모습이다.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마늘협회) 해남군지회가 전라남도 보조를 받아(자부담 40%) 4년째 생분해성 비닐을 쓰고 있지만, 이 같은 문제가 생긴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날 오관용 마늘협회 부회장은 “9월말~10월초 마늘을 심었는데 벌써 녹아버려 비닐 씌운 의미가 없어졌다”라며 “비닐이 녹아버린 게 내 밭만 3000여평이고, 두 농가에서 각각 2000평, 5000평으로 1만평 정도다. 아마 피해 농가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늘협회 해남군지회는 추가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조기 분해의 원인을 제품의 하자로 보고 있다. 3년간 별문제 없이 생분해성 비닐을 썼는데, 올해 업체를 바꾸면서 처음 생긴 문제라서다.
해당 업체는 이번 문제의 원인을 농민들이 “사용설명서에 명시된 것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관리 미비”로 본다. 논에 비닐을 설치한 데다 배수 관리를 안 해 고랑에 물이 차면서 고랑과 닿은 비닐의 양쪽 부분이 녹아버리면서 분해가 시작됐고, 관련 주의 사항을 지속 고지했지만 “농민들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라는 것이다. 아울러 업체는 “자사 제품은 농업기술센터에서 시험성적서를 받았고 그간 관련 클레임이 제기된 적이 없으며 시중의 동급 제품 가운데 우수하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 부회장은 “어떤 작물이든 물을 계속 줘야 하고 비가 많이 내린 해도 있는데, 물이 많고 비가 많이 내려서 녹았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납득하겠나”라며 “다른 업체 제품은 이러지 않았다. 회사가 제품을 잘못 만들었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농가가 잘못했다는 태도는 문제다. 필름 자체가 불량”이라고 일축했다.
해당 업체 제품으로 2000평을 시공한 박재명 마늘협회 해남군지회 사무국장은 “농민들 주장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어떤 집은 물관리를 못 해서 또 누구네는 흙을 많이 덮어서 문제라며 농민들 잘못이라고 한다”라며 “결국 농민더러 (제품 하자에 대한) 증거를 대라는 건데 농민으로선 난해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생분해성 비닐은 일반 비닐에 견줘 비싸지만, 정부 보조사업으로 비용을 일부 지원받을 수 있고 인건비와 노동력까지 크게 줄일 수 있어 농가들이 선호하는 농자재다. 하지만 너무 빨리 녹거나 찢어지고, 반대로 늦게 분해되는 등 제품의 안정성이 문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생분해성 비닐은 당국의 공식 유기농업 자재로 등록돼 있지 않아 제도적 관리나 감독이 미비한 실정이다.
허용식 마늘협회 전남도지부 사무처장은 “제품에 대한 기준치를 정확하게 농정 당국에서 잡아줘야 하는데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 그저 인증서만 있으면 시판되니 피해가 생기면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원래 눈비 맞고, 햇빛 보면서 서서히 녹는 것인데 이건 비정상적이다. 지난해도 같은 논에, 비도 많이 왔지만 비닐이 녹지 않았다. 이번엔 밭에 씌운 것도 문제가 생겼는데, 그렇다면 이건 제품의 문제 아닌가”라며 업체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더 문제는 마늘 생육에 있어 겨울이 매우 중요한 시기임에도 보온을 해줘야 할 비닐은 사라지고, 비닐을 다시 깐다 해도 이미 20cm 가까이 자란 마늘잎을 하나씩 비닐 구멍에 맞춰 넣어 주는 과정에서 마늘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로 자칫 마늘이 웃자라서 구가 충분히 크지 못하거나 냉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인건비도 추가로 들 수 있어 농민들은 선뜻 재시공에 나설 수도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도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해당 업체는 자사의 잘못은 없지만 서비스 차원에서 재시공을 위한 비닐을 무상 제공하고 15명까지만 인건비를 제공하겠단 입장이나 마늘이 이미 상당히 자라난 상태라 재시공도 간단치 않은 실정이다. 더구나 농가들과 업체가 생각하는 인건비 규모가 맞지 않아 현재 협의는 교착 상태다. 마늘협회 해남군지회는 원만한 협의를 바라지만, 불발된다면 손해배상 소송까지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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