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법인에선 이견
서울 가락시장 출하자들의 농산물 하역비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어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의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이 최근 입법예고 됐다.
서울시는 21일 공문서의 효력을 갖는 서울시보 제3250호를 통해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해당 안에 대한 의견서 접수를 9월11일까지 진행한다고 공고했다.
예고된 시행규칙 개정(안)은 법률(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상에 도매법인이 하역비를 부담토록 규정하고 있는 도매시장 ‘규격출하품’을, ‘국내산 농산물 중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5조에 따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고시하는 표준규격품으로 한다’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단, 시장은 출하물품의 종류 및 특성을 감안하여 따로 규격출하품을 지정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는 조항을 첨가했다.
현재까지의 서울시 조례 시행규칙엔 ‘규격출하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없다.
개정(안)대로 확정될 경우 현재 가락시장으로 출하되는 농산물 가운데 80%가량이 규격출하품으로 인정되고, 이들 농산물의 하역비는 앞으로 도매법인들이 부담해야 하는 근거가 마련된다.
현재도 규격출하품의 하역비는 도매법인이 부담하고 있지만, 출하주들의 동의 아래 하역비를 포함해 출하자들이 내야 하는 위탁수수료가 법정 한도인 7%를 넘어서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가락시장으로 출하되는 농산물의 위탁수수료가 현재 대부분 4%인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3%에 해당하는 하역비는 실질적으로 농가들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규격출하품의 하역비는 도매법인들이 모두 내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지만, 지금까지는 농가에서도 일부 부담하는 다소 불완전한 형태로 운용돼 왔다”며 “서울시 조례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규격출하품에 대해서는 하역비에 대한 도매법인들의 책임과 역할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매법인들은 자신들의 하역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 서울시의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다른 의견들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규격출하품의 하역비를 도매법인이 내도록 법률로 정한 것은 농산물의 물류효율화를 촉진시키려는 의도인 만큼, 서울시의 조례 시행규칙 역시 이 같은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를 상대로 규격출하품의 정의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고시하는 농수산물의 단위 포장품을 기계화 작업이 가능하도록 파렛트(팰릿)에 적재된 상태로 출하된 출하품’으로 할 것과, ‘균일한 품질로 선별되지 않았거나 추가적인 인력선별 작업이 요구되는 파렛트 출하품은 제외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의견을 조만간 제시할 방침이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 규격출하품의 범위가 크게 좁아지는 만큼, 출하농가들의 하역비 부담이 현재보다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별도의 시행규칙에 담을 것을 제안키로 했다
한재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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