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현석 한국화학연구원 친환경신물질연구센터 선임연구원(왼쪽부터)과 최준혁 팜한농 신규물질원제연구팀장, 김택겸 국립농업과학원 잔류화학평가과 연구관, 박상원 농촌진흥청 연구개발과 농업환경안전팀장이 5일 충남 팜한농 작물보호연구소에서 ‘수출전략형 신작물보호제 기반기술 개발‘ 사업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농진청, 신물질 개발사업 추진
2028년까지 253억 규모 진행
민관학연 모여 원제 연구나서
글로벌 시장경쟁력 제고 ‘주목’
농민신문 논산=조영창 기자 2024. 12. 18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신규 작물보호제 원제를 개발하고자 민관학연이 뭉쳤다. 팜한농과 한국화학연구원이 합심해 개발한 ‘테라도’ 성공에 힘입어 제2·제3의 테라도를 만들겠다는 정부와 민간의 의지가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정부는 ‘수출전략형 신작물보호제 기반기술 개발’ 사업을 2028년까지 5년간 253억원 규모로 진행한다.
이 사업은 작물보호제 원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4월 공동연구개발사업 공모를 통해 선발된 국립농업과학원·한국화학연구원·서울대·팜한농 등 모두 16개 기관·단체가 참여한다. 이들은 해당 사업을 통해 ‘신작물보호제 후보물질 개발’과 ‘신속 평가·예측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이 사업이 주목받는 것은 작물보호제 원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낮은 경쟁력 때문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작물보호제 원제 수입의존도는 93.7%에 이른다. 2022년 기준 국내 등록된 원제 526종 중 국내 개발 원제는 단 7종에 그친다.
업계에 따르면 작물보호제 원제 개발은 매우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전체 개발 기간만 10년 이상 걸리는 데다 성공 확률 또한 14만분의 1로 낮아 국내 기업이 오롯이 감당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이같은 현실은 업계의 투자 덩치와 관련이 깊다.
외국은 바스프·바이엘·신젠타 등 유명 글로벌기업이 작물보호제·종자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도록 한곳당 매년 9000억∼2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국내선 400억원가량 투자하는 팜한농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한곳당 투자액이 20억∼3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와 업계·학계에선 팜한농과 화학연이 공동 개발한 신물질인 비선택성 제초제 ‘테라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테라도’는 국내에서 개발한 원제로 만든 작물보호제로, 브라질 등 해외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단일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충남 논산 팜한농 작물보호연구소에서 열린 ‘수출전략형 신작물보호제 기반기술 개발’ 사업 회의에서 박상원 농진청 연구개발과 농업환경안전팀장은 “국내 작물보호제 개발에 필요한 기초 물질인 활성 소재 연구는 우리나라가 세계 6위를 차지할 정도로 활발하지만,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개발비로 제품화까지는 잘 이어지지 않아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염현석 화학연 친환경신물질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우리 기관에선 화합물은행과 미생물에서 활성 소재를 선발해 화학구조를 수정하고 설계하고 있다”며 “1000여개의 물질을 활성 평가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보 물질을 신속하게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준혁 팜한농 신규물질원제연구팀장은 “2005년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과제를 진행했지만 이번 사업처럼 민관학연이 모두 힘을 합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제품화를 하려면 국내외 포장시험, 인축·환경 독성시험 등이 필요한 만큼 민관학연 협력체계가 마련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택겸 농과원 잔류화학평가과 연구관은 “연구자간 소통·협력 지원을 강화해 원제 R&D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원제가 개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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