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시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2024년 농촌진흥청 농업전문지 기자단 초청 간담회를 진행했다
권재한 청장 취임 후 첫 농업 전문지 기자 간담회 개최
현안 해결과 미래 농업 관련한 농업R&D 혁신방안 공유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2024. 12. 17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 농진청)이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시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권재한 청장 취임 이후 첫 농업 전문지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5년 농업연구개발(R&D) 혁신방안을 공유했다.
내년 농업R&D 사업의 혁신은 크게 △융복합 협업 10대 프로젝트 진행과 △현장성·시장성·투자 효율성에 기반한 업무방식 혁신으로 나눠 추진된다.
융복합 프로젝트는 현안 해결과 혁신도전 두 갈래로 진행된다. 현안 해결을 위한 주요 사업은 디지털 육종·밭농업 기계화·기상재해 및 병해충 서비스 고도화·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 등이며, 혁신 도전 사업은 농업위성·AI(인공지능)·로봇과 마이크로바이옴, 농생명공학, 푸드테크 4대 분야에서 실시된다.
이들 사업은 공공성 강화와 현장성과 창출, 혁신기반 구축이라는 3대 가치를 바탕으로 민간의 다양한 산업 분야가 협업하는 방식을 통해 추진된다. 농진청은 이를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우수성과를 신속하게 개발하고 현장 확산을 꾀할 방침이다.
이날 김병석 농진청 연구정책국장이 농업R&D 혁신방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번 농업R&D 혁신방안은 ‘기후위기,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라는 농업계가 놓인 위기가 주요한 추진 배경인 만큼 10개의 융복합 협업 프로젝트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된 사업이 주목된다.
기후위기 연관 사업은 디지털 육종 혁신 플랫폼 구축, 탄소감축 실천 기술개발, 기상재해·병해충 서비스 고도화, 여름철 배추수급 안정 등이다.
디지털 육종 혁신 플랫폼은 품종 개발과 육종 전 과정을 디지털 데이터로 집적해 전산화하는 것이다. 2025년까지 플랫폼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데이터를 입력해 국가 자산화하고 민간에도 개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이 기후위기 대응에 필수인 이유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육종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다.
권재한 청장은 밀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한 해 한 번 수확하는 밀은 새로운 품종의 경우 최소 5~6번 수확해야 종자가 고정된다(수확 뒤 씨를 받아 다시 파종했을 때 해마다 똑같은 작물이 나오는 것)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고정종이 되는 걸 확인하려면 길게는 7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육종 혁신 플랫폼에 저장된 유전 자료를 활용하면 빠른 시간에 검증된 육종을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육종가들 간 자료 공유와 후대 전수도 용이하다.
탄소감축과 관련해선 저메탄 벼 개발 및 질소비료 저감 기법인 깊이 거름주기 실용화, 바이오차 작물별 사용기술 확립(7작목)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아울러 저메탄 사료 소재를 국산화하고 가축분뇨 에너지화 기술도 상용화한다.
권 청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과제로는 온실가스 감축, 기상관측 고도화, 품종 개발 등이 있는데, 그중 기후변화 대응 품종은 최근 10년간 한 해 18건 정도로 총 186개를 개발한 상태”라며 “향후 품종개발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이 중심이어야 한다. 디지털 육종이란 유전학적 선진 기법을 통해 육종 과정을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는 체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배추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저장기간 연장 기술을 APC(산지유통센터)에서 실증해 현재 40일에서 최대 80~90일까지 저장기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저장기간이 늘어나면 9월 말까지도 여름 배추를 저장할 수 있어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정식, 수확작업 기계화를 확산하고, 더위에 잘 견디는 품종을 개발하는 한편 강원도뿐 아니라 전국의 400m 이상 지역에서도 배추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2025년에 실증하려 한다.
고령화와 농업 인구 감소에 대비한 밭농업 기계화 연구개발도 지속 확대된다. 8대 작목(마늘·양파·배추·고추·감자·콩·고구마·무)을 중심으로 재배 전 과정 기계화에 집중한다. 먼저 2025년엔 7종(양파·배추 각 정식기·수확기, 감자 파종기·수확기, 고추 정식기)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는 4종(무·콩 범용파종기, 콩 소형수확기, 무 수확기, 고구마 수확기)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의 협조 아래 이미 개발된 농기계 27종을 주산지 중심으로 우선 보급하고, 새롭게 개발한 인발형 마늘수확기와 반자동 양파정식기는 우수모델 지원사업으로 현장에 확산한다. 농진청은 이에 따른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밭농업기계과 신설을 추진하고, 인력(21명)과 예산(81억원)을 확충하며, ‘밭농업 기계화 촉진 융복합 민간협력 협의체’를 확대·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밭농업 기계화율을 77.5%(2022년 기준 63.3%)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정책 지원에 나선다.
미래 농업혁신 프로젝트 가운데서는 내년에 가동될 농업위성이 주목된다. 농업위성을 통해 배추 등 민감품목 농산물의 안정생산과 농경지 이용변화, 농업재해평가 등 상시적인 예·관측 시스템을 구축한다.
농작업 과정에서 농민에게 부담을 주는 취약 부위의 근력을 보조하고, 온열질환 등 신체적 위험 상태를 감지해 알려주는 웨어러블(Wearable,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장치) 로봇 개발도 추진한다. 관련해 농진청은 작업자의 근육 활성도와 체온, 호흡 등 생체신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산학으로 구성된 민간에서는 농작업 맞춤형 근력 증강·보조, 안전성을 강화한 웨어러블 설계·개발을 맡는다.
이날 권재한 청장은 간담회에 앞서 “농업·농촌에 산적한 다양한 현안과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진청이 중추적 역할을 더 많이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2025 농업R&D 혁신방안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연말까지 다듬어 나가고,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 높아진 국격에 걸맞는 국제적 역할도 차근차근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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