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공청회
안정적 예산·인력 확보
거래방식 고도화 모색
사업방식 규제 완화 제안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024. 12. 17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하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액이 올해 목표인 5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온라인도매시장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운영의 밑바탕이 되는 법적 근거의 시급한 마련과 함께 거래방식의 고도화, 판매자·구매자 사업방식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조경태 국민의힘(부산 사하을) 의원 주최 형식으로 ‘2024년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발제를 맡았던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산물 유통 경로 간 경쟁 촉진을 통한 효율성 확대 등의 측면에서 온라인도매시장은 굉장히 중요한 정책 중 하나라면서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김병률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도매시장 거래품목이 초기 39개에서 현재 136개로 확대되는 등 거래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현재 올해 목표 거래액인 5000억원을 넘었다”라며 “이는 웬만한 지방 도매시장, 광역 도시 도매시장 1년 거래 규모고, 가락시장의 10분의 1수준으로, 앞으로 탄력만 받으면 2027년 5조원 달성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주문했다. 첫 번째는 근거 법률 제정으로, 온라인도매시장 관련 예산이나 인력 확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거래 촉진법’이 가능한 한 빨리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방식의 고도화다. 김병률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도매시장에서 입찰, 정가수의, 예약거래, 공동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했는데 아직까지는 지정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입찰이라든가 경매 입찰, 정가수의거래, 예약거래 등의 거래 방식도 시스템적으로 고도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도매시장에 등록된 판매자, 구매자들에 대한 사업방식 규제 완화도 검토해 온라인도매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김병률 연구위원의 생각이다. 김병률 선임연구위원은 “온라인도매시장도 어차피 도매거래이기 때문에 도매법인과 중도매인들이 오프라인 거래와 온라인 거래를 병행하는 ‘트윈 마케터’가 돼야 하는 만큼 판매자, 구매자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사업방식도 위탁판매, 매취판매, 직접 판매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런 것들도 온라인 거래 촉진을 위해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병률 선임연구위원은 이밖에도 전국 32개 도매시장을 활용한 물류지원 체계 개선과 온라인 거래에 특화한 전용 상품 개발 등을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활성화 방안으로 제안했다.
이번 공청회에 참석한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도 김병률 선임연구위원 발제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김수현 전북대 교수는 “온라인도매시장에 판매자로 등록된 1000개의 농업 법인이나 생산자들을 어떻게 하면 온라인도매시장에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지 교육이나, 테스크포스 운영, 시험적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온라인도매시장에 관심을 가진 대형 농가들이나 젊은 청년농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교육과 체계도 갖췄으면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박기범 만인산농협 상무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농산물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사업방식이나 판·구매자 자격 요건 등은 과감하게 한시적으로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를 통해 탄력성과 융통성을 조금 더 확보해야 온라인도매시장을 이용하는 판매자, 구매자들이 늘어나고 과감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도매시장의 지속·발전을 위해서는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도매시장에 지금은 쌀이나 축산, 수산, 가공식품까지 포함됐기 때문에 온라인도매시장이 종합 쇼핑몰을 지향하는 것인지, 도매를 지향하는지, 소매를 지향하는지 또 다른 측면으로는 유통구조 개선을 촉진하는 건지, 수급안정을 도모하는 것인지 개념이 복잡 다양하고 넓다”면서 “이 부분을 간소화시키고 목표를 명확히 해서 온라인도매시장이 가진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품과 산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웰스토리의 김영헌 프로(MD)는 “온라인도매시장을 보면 판매하는 상품 사진만 한 장 있거나 매일 비슷한 사진만 올라오는 등 거래를 하려고 해도 정보가 막혀있어 구매 담당자 입장에선 품질에 대해 조금 위험스러운 게 있다”라며 “단순하게 사진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고 다양한 산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강혜영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온라인도매시장은 도매시장을 온라인에서 구현한 것이기 때문에 농식품부에선 조금 규모 있는 거래가 이뤄지길 원하고, 개인 농가단위보다는 농가가가 농협이나 농업법인에 출하하면 농협이 그 자원으로 물건을 규모화해서 온라인도매시장에 직접 판매자로 참여하기를 유도 한다”라며 “이를 위해 스마트 APC도 지원을 하고, 산지에 마케팅 능력이 있는 조직도 길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지가 경쟁력을 갖게 되면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복합한 농산물 유통경로가 단순화되고 직거래도 활발해질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한 제도 개선, 상품 정보 보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을 통해 농가 수취가격을 높이고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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