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농업경영체 제도가 정책 혜택을 봐야 할 진성 농업인을 판가름하기 부족하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농업경영체 등록 기준을 현행보다 3배 높이자는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의 대안에서는 ‘3배’라는 수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3배 상향하는 기준이 충분히 설명 가능한지, 바뀐 기준에 미달하는 농업인이 정책 대상에서 배제되는 데 따른 부작용은 없을지가 쟁점이다.
임소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1000㎡ 이상인 농업경영체 경지 기준을 3000㎡로 높여 ‘1000㎡ 이상 3000㎡ 미만’ 농업인이 정책 대상에서 배제되면 농약 적정 사용 등에서 국가가 이들을 관리할 근거도 잃어버리게 된다”고 했다. 이어 “경지 기준 3000㎡는 농업에 대한 큰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민기 농정연구센터 소장 역시 “1000㎡ 이상 3000㎡ 미만 농업인이 전체의 30∼40%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농림사업에서 배제할 경우 현장에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농림사업에서 아주 제외할 게 아니라 공익직불금 중 소농직불금을 받는 5000㎡ 이하 농가와 이 기준을 초과하는 농가를 구분해 정책을 차별 지원하는 게 방법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을 1000㎡에서 3000㎡로 바꿔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기준의 적합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중 하나가 농업인의 사업자등록이다. 임 연구위원은 “경지 규모로 정책 대상 농업인을 판단하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 매출로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궁극적으로 농업인의 사업자등록과 농업경영체 제도를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배경엔 농업경영체 등록에 따른 혜택은 많은 반면 짊어지는 책임은 적어 비농업적 농업경영체 등록 문제 등이 나타난다는 인식도 놓여 있다.
GS&J 인스티튜트도 최근 ‘농산업경영체 개념 변화와 정책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농업경영체를 농업 전후방산업과 융복합산업을 아우르는 ‘농산업경영체’로 개편하고 농업인 중 종사자를 제외한 경영인만 농산업경영체에 등록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농업의 산업화를 위한 정책은 농산업경영체에 집중하되, 농산업경영체는 사업자등록을 의무화하자고 했다.
문제는 과세 부담 우려에 따른 현장의 저항이다. GS&J 인스티튜트는 “세(稅) 부담과 관련 행정비용 증가 등 농업인의 사업자등록에 따른 애로사항을 발굴해 사전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회계·세무 컨설팅 지원을 통해 세 부담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고, 경영 위험에 처했을 때 객관적 소득·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등 장점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농정신문] ‘총파업’ 임박했던 도매법인-하역노조 갈등, 극적 봉합 
[농민신문] 美 사로잡은 ‘겨울무’ 수출확대 박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