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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지방소멸·기후위기 농업혁신포럼은 10일 국회 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지방소멸 극복을 위한 농업인 퇴직연금제도 도입 방안’ 연구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엔 연구를 맡은 강성모 박사와 7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국민연금조차 빈틈 수두룩…농민 노후 불안 심각
직장인 퇴직연금 대신할 ‘농업인 퇴직연금’ 필요
국회서 첫 논의…현 고령농 편입 방안은 ‘골머리’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4. 12. 10
국민연금과 별개로 농민들의 안정적 노후 생활을 보조할 ‘농업인 퇴직연금’ 제도에 처음으로 공식 논의가 이뤄졌다. 국회 지방소멸·기후위기 농업혁신포럼(농업혁신포럼)은 10일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을 위한 연구보고회(강성모 서스틴베스트 박사 연구)를 열었다.
연구를 맡은 강성모 박사에 따르면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모두 다층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1층연금)과 직장인 퇴직연금(2층연금)의 2층 구조를 택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과 달리 농민·자영업자를 2층연금에서 배제하고 있다. 이는 농업소득 부진, 국민연금 농민가입률 저조 등과 맞물려 우리나라에 후진국 수준의 농촌 노인빈곤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평등한 사회보장을 실현하고 이미 뒤처진 국제 추세에 따라가기 위해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견해다.
이 논의를 국회로 가져온 건 농업혁신포럼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장)이다. 임 의원은 농업혁신포럼이 출범하기도 전인 지난 8월부터 강 박사에게 연구를 의뢰한 인물이며, 실제 농민으로서 현장에서 연금제를 경험해 본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농민을 대상으로 정부의 국민연금 보조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현행 연금제도는 농민들에게 별로 실효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2019년 경북지역 농민을 대상으로 농업인 국민연금 가입률을 조사했더니 남성 55%, 여성 18%였다. 특히 여성농민은 농지도 소유하고 있지 않아 남편이 사망하면 극단적 빈곤 상태로 떨어지게 된다. 설령 가입했다 해도, 내 경우 1995년부터 연금을 넣었는데 나중에 보니 받을 수 있는 게 30만원 밖에 안 되더라”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 “농지를 보유한 농업인은 (국민연금 이외에) 경영이양직불제를 통해 농지를 위탁하고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럼 농지가 없는 다수의 농민은 연금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고 이날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강 박사는 농업인 퇴직연금의 개괄적 운영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재원은 ‘완전적립방식’, 즉 직장인 퇴직연금과 똑같이 가입자 자신이 납부한 돈으로 운용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인구감소·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현행 국민연금과 같은 ‘부분부과방식’으론 제도를 시작하자마자 재정불안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분석이다.
이 방식엔 특히 중대한 한계가 있다. 농민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돈을 적립하는 개념이다 보니 40대 이하 젊은 농민들에겐 의미가 있지만, 이미 연금 수령연령에 도달한 수많은 고령농들이 여전히 배제된다는 점이다. 위성곤·문금주 등 참석 의원들의 우려와 질의가 이어졌지만 현실의 제약 탓에 뾰족한 대안을 만들지는 못했다.
가입 방식은 가입·납부 저항을 줄이기 위해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자동가입-옵트아웃’ 방식을 추천했다. 대상요건을 갖춘 농민들을 자동 가입시키되 본인 의사에 따라 탈퇴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제도 초기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 장치로, 만약 도입한다면 국내 최초 사례가 된다.
납입요율은 직장인 퇴직연금 수준인 ‘소득의 8.33%’ 정도로 설정하되, 자산운용 방식은 상대적으로 금융지식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상황을 고려해 전문 운용조직의 집합운용을 제안했다. 또한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지자체 농민수당을 전용해 납입금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강 박사는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 시 연간 4000억원, 30년 누적 12조원의 적립금이 운용될 것이라 전망했다. 30년 동안 퇴직연금을 납부한 농민이 노후 20년 동안 연금을 수령한다면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 수령액 비율)이 20% 정도 올라가리라는 계산이다. 이날 포럼은 그간 논의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농업인 퇴직연금에 최소한의 윤곽과 방향성을 검토한 것으로, 참석 의원들은 추후 구체적으로 논의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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