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입 쉽게 생각해
농업 시장개방 시각 불일치
장기적으로 문제 발생 우려
‘안정적 농산물 물가유지’
공익적 가치 계량화 등으로
비농업계 지지 끌어내야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2024. 12. 06
농산물 물가의 안정적 유지가 도시민들의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공익적 가치의 계량화 등을 통해 농업의 중요성과 지원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비농업계의 지지를 이끌어내자는 제안이다.
(사)한국농업경제학회, (사)한국농업정책학회, (사)한국축산경영학회가 지난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24 동계학술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지난 2004년 한·칠레FTA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20년에 대한 평가와 식량안보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석준호 전북대 교수는 ‘FTA 시장개방에 따른 구조변화와 스마트농업’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농업개방에 대한 비농업계의 시각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과나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개방이 필요하다고 너무 쉽게 얘기한다”면서 “수도권에서 태어나서 살고 있는 국민들의 비중이 늘면서 농업을 왜 지켜야 되는지에 대한 인식자체가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농업개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불일치한다는 것. 석 교수는 “비농업계는 농업개방이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과 함께 왜 농업을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음표를 갖고 있다”면서 “농업계는 FTA 개방으로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피해가 발생할 것 같으니까 농업을 변화시키고 경쟁력도 강화해야 되겠다는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 교수는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농업가치에 대한 인정과 지원이 필요한데, 시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연구자들이 농업의 가치를 비농업계에 이해를 시킬 수 있는 차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3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도시민의 58.7%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가치가 많다는 것에 공감했다. 또, 농업·농촌의 다양한 기능 중 식량(농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런 만큼 석준호 교수는 향후 연구 및 정책과제를 통해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을 줄여서 도시민들의 생활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찾자고 제안했다. 그는 “개방에 따라 품목별 농업소득 불균형이 있으면 농업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생산편중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런 구조변화를 통해 품목별 자급률이 바뀌고, 생산불균형이 일어나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책적 관리방안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석 교수는 “식량안보 개념의 재정의를 통해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 이외에 물가측면에서의 접근도 요구된다”면서 “안정적인 농산물 물가유지라는 공익적 가치의 계량화를 통해 비농업계 설득도 가능할 것”이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순병민 충남대 교수는 “시장개방에 따른 농산물 물가는 단기적으로는 하락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면서 “수입농산물이 국내산을 대체하면 해당품목들은 가격이 하락하고, 경지면적 감소, 자급률 악화 등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농산물 가격상승이 소비자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가 1000이라고 했을 때 사과는 2~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를 낮추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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