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적농업 지원에 나선 지 올해로 7년째다. 5년간의 지원사업 보조 기간이 지난 후에도 적지 않은 농가가 여전히 사회적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농가의 자생력을 높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3일 충북 청주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농업박람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이번 박람회는 농림축산식품부·충북도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사회적농업협회와 농업회사법인 청년마을이 주관했다.
사회적농업은 농업의 공익적 역할을 살려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활동이다. 농업을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돌봄·교육·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적농업은) 식량 생산이 농업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고, 사회 필요에 부응해 농업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의 선진 사례를 바탕으로 사회적농업의 발전 과정을 크게 4단계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사회적농업이 1단계인 ‘개척단계’를 벗어났지만 2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2단계인 ‘다기능 농업과 강하게 연결되는 단계’는 정부가 지원 자금을 내세워 사회적농업을 장려하지만, 이로써 발생하는 편익에 대한 이해는 낮은 수준이다.
3단계는 ‘사회적 돌봄으로 인정받는 단계’로 사회적농업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국가·지방정부의 인식이 확대되는 시기다. 4단계인 ‘포괄적 모델단계’는 정책 영역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지 않는 최종적인 상태다.
전문가들은 사회적농업이 현 수준에서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면 적극적으로 ‘모범 사례’를 발굴·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 지원이 끝난 후에도 자생력을 키워 사회적농업을 지속하는 농가 모델을 확산하는 일이 그런 예다.
이효진 전북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상임이사가 농식품부 지원사업이 종료된 16농가를 조사한 결과 11농가가 사회적농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2018년부터 사회적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최대 5년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상임이사는 “재정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활동 구조를 만들어 운영하거나 지역사회 기관과 협력, 농업·농외소득을 투입하는 사례 등 자체 활동력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이런 모델을 발굴·확산하는 체계를 만들면 사업 방향이나 정책 제언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농업회사법인 콩세알은 두부를 생산·판매한 자금으로, 농업회사법인 여민동락은 강의료 등 법인의 부수입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활동 구조를 마련해 사회적농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농가가 온전히 자립하는 4단계에 도달하기까지 적절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숙자 영농조합법인 횡성언니네텃밭 대표는 “마을 청년들을 고용해 함께 활동하고 싶지만, 최저임금을 맞춰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급여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더 많은 사회적농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농민신문] 美 농업법 연내 개정 힘들듯…‘취약층 영양지원’ 여야 대립 
[농민신문] 기업형 슈퍼마켓, 신선식품 구색 늘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