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고향기부제) 민간 플랫폼이 2일 가동되면서 다양한 온라인 창구에서 기부할 수 있게 됐다. 고향기부제가 도입 3년차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란 평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고향기부제 민간 플랫폼 1차 시범 개통이 이날 이뤄졌다고 밝혔다. 민간 플랫폼 개방은 지방자치단체와 전문가들이 제도 도입 초반부터 요구해온 사항으로, 그동안은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운영하는 ‘고향사랑e음’에서만 기부할 수 있었다.
이번 개통은 정부의 ‘디지털서비스 개방사업’을 통해 추진됐다. 민간 플랫폼이 기부자 개인정보 확인 등을 위해 공공시스템에 직접 연결하지 않아도 고향사랑e음과 연계해 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날 민간 플랫폼을 개방한 곳은 사회적기업 공감만세와 농촌관광 관련 스타트업인 액티부키다. 각각 ‘위기브’와 ‘놀고팜’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하는데, 이곳 회원이라면 고향사랑e음에 가입하지 않아도 고향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민간기업인 5개 은행도 시범개통에 참여한다. IBK기업은행(12월9일), KB국민은행(12월12일), 신한은행(12월20일), 하나은행(12월 중), NH농협은행(내년 2월)이 순차적으로 플랫폼을 열면 은행 이용 고객들은 손쉽게 기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각각 플랫폼을 운영하는 방식엔 차이가 있다. 공감만세는 개별 지자체와 계약을 하고 이들 지자체의 모금함만 보여주는 방식이다. 특정 지자체에 대한 집중적 홍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기부금의 일부분을 수수료로 내게 된다.
액티부키와 5개 은행은 자사 사이트에 고향사랑e음으로 통하는 문을 설치한다. 이에 따라 지역정보개발원과 업무협약을 한 243개 모든 지자체의 모금함을 연다. 별도의 수수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날 위기브에서 직접 기부해본 결과 가장 큰 차이는 답례품과 기금사업에 대한 정보가 기부자 친화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이었다. 고향사랑e음과 달리 위기브는 지자체가 작성한 정보를 재가공해 보여준다. 고두환 공감만세 대표는 “수수료로 운영되는 위기브의 성패는 기부의 흥행과 직결된다”면서 “답례품을 더 매력적으로 포장하고 기부를 홍보하는 일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객만족(CS) 서비스도 차이점이다. 고향사랑e음 고객센터 게시판에선 모든 지자체의 민원을 받다 보니 응대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반면 민간 플랫폼은 자체 고객센터를 둔다. 이날도 고향기부제 모금이 일시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고향사랑e음이 민간 플랫폼과 또 한번 연결되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다만 민간 플랫폼에서 민원 대응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내년 3∼6월 기부 전문기업 등과 2차 개통을 준비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범 개통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해 안정적인 기부환경을 만들겠다”면서 “민간 플랫폼 확대 개방이 기부금 모금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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