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생산량 없어 가격 상승…수입 배추 들여와
고추, 작황 좋으나 소비 없어 내년 가격 하락 우려
마늘, 생산량도 가격도 하락해…가공량 안정 필요
한국농정신문 최설화 기자 2024. 12. 01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급관리에만 치중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에 정부의 소극적인 비축과 수입 정책으로 농가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는 김치의 주요 재료인 배추·마늘·고추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농산물을 수급 전망에 따라 비축했다가 가격이 오르면 시장에 방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의 정부 비축사업 감사 이후 수매 비축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무진 전국배추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매년 해남에서는 생산량이 많아 배추를 갈아엎고 있다”고 한탄한 뒤 “올해는 고온과 집중호우로 배추 생산량이 30~35%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 비축물량은 704톤에 그쳤다. 지난 5년간 배추 수매 물량은 2020년 1056톤, 2021년 5000톤, 2022년 3150톤, 2023년 675톤이었다.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하락한 것이다. 지난 10월 농식품부는 시장에 배추가 부족해지자 가을배추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수입 배추 4000여톤을 집중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위원장은 농식품부의 소극적인 배추 비축이 농민들을 어려움에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고추 농가는 판매 부진 문제를 겪고 있다. 올해는 작황이 좋았으나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선영 한살림괴산생산자연합회 사무국장은 “수입 문제도 있지만, 국내에서 고추 판매가 부진하다”며 “가격 경쟁에 밀린 괴산 지역 고추 농가는 점차 줄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괴산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이준규씨는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고추만 소비하게 되면, 후에는 중국산 고추만 시장에 있을 수 있다. 이러면 소비자들만 고스란히 피해 보게 된다”고 걱정했다.
마늘 농가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일찍 파종하는 남도 지방은 폭우로 재파종했고, 적기에 파종한 지역은 온갖 이상기후로 웃자랐다. 늦게 파종하는 지역은 밭을 장만 하지 못해 적기를 놓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늘 가격마저 하락하고 있다. 이태문 마늘의무자조금 사무국장은 “2022년에는 피마늘 29만톤이 생산됐고 7만톤을 수입해, 1kg당 가격이 5200~5300원이었다. 올해는 생산량도 수입량도 줄었는데, 가격은 4100~4200원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사무국장은 해결책으로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정부가 수매 물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가공용 물량 판매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김치 수출량과 금액은 지난해 4만4036톤, 1억5559만달러(한화 2176억원)를 기록했다. 호조로 보이지만 지난해 수입된 김치는 약 29만톤, 1억6357만달러(한화 2285억원)에 달했다. 이에 농민들은 수입 김치가 김치 주재료인 국산 농산물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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