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보다 내실다지기에 집중
신선품 늘리고 출혈경쟁 그만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은 2007년 25억3000만달러에서 2010년 40억8000만달러, 지난해 57억2400만달러로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추세라면 몇년 안에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겉보기에 화려해 보이는 이 같은 수출실적 성장세가 실상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농식품 수출증대는 주로 수입 농축산물을 원료로 하는 가공농식품 수출 증대에 따른 것으로, 농업소득이나 농가소득 증대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2005~2012년 사이 가공농식품 수출액은 16.1억달러에서 45.6억달러로 2.8배 성장하며 전체 농식품 수출증대를 견인한 반면, 국내 농업생산과 연계되는 신선농식품 수출액은 같은 기간 6.1억달러에서 10.8억달러로 1.8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전체 농식품 수출에서 신선농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27.5%에서 2012년 19.1%로 오히려 8.4%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수출조직 간 출혈 경쟁이나 헐값 수출도 비슷한 맥락에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신선농산물 수출의 경우 주로 과잉생산시 밀어내기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제살깎기식 수출로 변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몇해 전 미국으로 수출했던 쌀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의 모 한인유통업체가 한국산 쌀을 미국에 처음 수입한다는 자부심과 대한민국 쌀 수급조절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현지의 주정부와 한인 유통업체들이 너도나도 무차별적으로 한국 쌀을 가져간 탓에 불과 몇달 만에 수십종의 한국 쌀이 미국 시장에 넘쳐나게 됐다. 자연스레 한국산 쌀값은 폭락했고, 쌀 수출은 중단됐다.
<신고>배 역시 우리 업체끼리 벌인 진흙탕 싸움으로 가격 주도권을 미국 내 구매자들에게 빼앗긴 지 이미 오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이라는 외형적 성장보다는 국내 농가에 실익이 되도록 수출 내실화에 신경 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마디로 국산 농식품 수출이 왜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지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한재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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