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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급증한 거래실적의 실체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2-01 조회 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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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8월 2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 위치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상황실을 방문해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지난달 셋째주 기준 올해 누적 청과·축산 거래금액 4325억원 달성

         일각서 도매시장 ‘정가수의매매’ 물량 온라인 거래 둔갑 의혹 제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12. 01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올해 목표 거래실적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해당 거래실적에 최근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도매시장이 도입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온라인도매시장에는 기존 오프라인 공영도매시장이 지닌 제한을 철폐하고 유통 주체별 경쟁을 촉진해 농산물 유통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정부 구상이 집약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혁신)와도 맞닿아 있는 만큼 온라인도매시장은 현재 정부의 대표 농정 중 하나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온라인도매시장 운영을 도맡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홍문표, aT)는 올해 온라인도매시장의 청과·축산 부분 거래목표를 각각 3000억원과 2000억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30일 온라인도매시장이 출범한 이후 100일이 지난 시점, aT가 밝힌 거래실적은 222억54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파일럿 사업이 시작된 10월 16일부터 3월 6일까지 142일 동안 거래된 총 금액이다. 이중 청과 부문 거래금액은 92억6900만원에 그쳤고, 축산 품목의 거래금액이 126억4800만원을 기록했다.

운영 초기 부실했던 거래량 탓에 거래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게 점쳐졌으나, 최근 농식품부와 aT에선 거래물량 및 거래금액 상승세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목표 달성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aT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주 기준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올해 누적 거래실적은 4325억원으로, 목표로 내세운 거래금액 5000억원 달성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다. 하반기 크게 증가한 거래실적 덕에 농식품부는 올해 거래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할 거라 내다보고 있다.

실제 농식품부와 aT는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출범 이후부터 거래품목 확대와 판·구매자 가입요건 완화 등의 제도개선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운송비 등 각종 지원사업으로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증가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품목은 지난해 11월 39개에서 지난 10월 136개로 증가했고 이용자 역시 지난 1월 331개소에서 지난달 15일 기준 3520개소로 늘어났다. 연내 거래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우세해진 상황인데, 일각에선 온라인도매시장의 거래실적과 도입 취지, 운영 방식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 공영도매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실적의 이면엔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정가수의매매’가 존재한다. 정가수의매매는 ‘출하자가 미리 판매가격과 물량을 제시하는정가매매’와 ‘판매가격이나 수량을 출하자와 구매자가 협의해 거래하는 수의매매’를 합쳐 이르는 말이다.

도매시장 관계자 A씨는 “온라인도매시장을 도입한 취지가 유통구조 다변화에 입각한 유통효율 증진이다. 하지만 지금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행태를 지켜보면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나 의문이 든다”라며 “도매시장법인의 정가수의매매가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로 둔갑되는 형국이다. 오늘날 도매법인의 정가수의 거래량 대부분이 비예약형이다 보니 시장에 들어온 물량 일부를 정가수의매매로 돌리는 경향이 크고 온라인도매시장 출범 이후엔 그중 또 일부를 ‘눈 가리고 아웅’ 하듯 온라인도매시장에 올려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관계자 B씨 역시 “정부에선 유통구조 개선안을 마련하며 시공간 제약 없는 온라인도매시장을 만들겠다 발표했고, 정부 구상대로라면 온라인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물품은 산지에서 도매시장 유통 주체를 경유하지 않고 소비지를 향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을 가만히 지켜보면 온라인도매시장 거래 대부분은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모두를 거쳐 유통효율을 찾기 힘든 지경이다”라고 밝혔다. B씨는 덧붙여 “거래제도 다변화를 위한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상품 규격화와 상품에 대한 소비지 신뢰성 확보, 다양한 신규 거래 주체들의 참여가 담보돼 있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 성과 채우기에 급급한 온라인도매시장의 운영은 장기적 관점에서 되레 온라인도매시장의 존재 의미를 크게 뒤흔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도매시장 편법 거래의 일환인 기록상장(도매법인이 아닌 중도매인이 물량을 수집한 뒤 정가수의매매로 서류를 위조해 거래하는 행태)이 최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로 변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시장 관계자 대부분은 현재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물량 대부분이 공영도매시장과 깊게 얽혀 있으며, 당초 설립 취지에 맞게 온라인도매시장이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시장 관계자뿐만 아니라 유통전문가 역시 급증한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물량에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유통전문가 C씨는 “시장에서 들려오는 얘기도 있고, 정가수의 거래 동향 등을 살펴보면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공영도매시장 전체 거래 중 정가수의 비율이 감소했고, 그 배경엔 도매시장법인 재지정권을 가지고 있는 농식품부가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와 거래목표 달성을 위해 도매시장법인의 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으로 끌고 간 영향이 있을 것이다”라고 추정했다. 이어 C씨는 “전문가들도 이를 알면서 대부분 쉬쉬하는 분위기다. 온라인도매시장 거래가 그렇게 늘었다면 거래단계 축소로 일부 품목에서라도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났어야 하는데 성과를 낸 게 없지 않느냐”며 “문제는 농식품부가 성과 내기에만 급급해 지금처럼 온라인도매시장을 계속 운영할 경우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도매시장 출범 목적과 계기를 분명히 되새기고 온라인도매시장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와 aT가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실적 확대에 매몰된 사이 온라인도매시장의 거래 실체와 도입 취지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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