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이 28일 ‘제7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농지·산지 규제개선 과제’를 확정·발표했다. 2월 진행한 ‘제13차 민생토론회’의 후속 조치로 토지이용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농지 26건, 산지 19건 등 모두 45건의 규제 개선 과제를 선정했다.
우선 농민의 영농 편의성을 높이고 농촌주민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농지에 전용 절차 없이 화장실과 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화장실과 주차장은 농지에서 농작업을 하거나 농산물을 출하할 때 필요한 편의시설이지만 단독으로 설치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 특히 화장실은 농축산물 생산시설과 관리사 등에 부속해 둘 수 있고, 화장실만 설치하려면 마을 공동화장실 형태로 농지전용 절차를 밟아야 했다.
임업 경영 편의성 제고를 위해 산지에 울타리·관정 같은 소규모 시설을 설치할 때 허가·신고 의무를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앞서 10월 발표했던 농업진흥구역 농지의 농기자재 판매시설 설치 허용 사항은 ‘농지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생활인구 유입을 늘리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목적으로도 농지·산지 규제를 완화한다. 우선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지역 3만3400㏊ 가운데 도로·토지 개발 등 여건 변화로 당초 지정 목적을 상실한 산지 3580㏊의 지정을 해제한다.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지역 지정 제도는 명승지·유적지 등의 자연 경관보전을 위해 1989년에 도입됐다.
제한지역에선 임업 목적 외에 군사·사방 시설 등 공익 시설만 제한적으로 설치할 수 있었다. 이번에 지정 해제가 시행되면 해당 산지엔 산촌산업·관광지·골프장 등의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농촌 활력 제고의 일환으로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면적 상한도 폐지한다. 현재 관광단지는 50㏊의 면적 하한 규정만 있는 것과 달리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면적은 1.5∼100㏊로 정해져 있다. 향후 이런 상한 제한을 없애 농촌 공간을 중심으로 한 관광거점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도시민이 소규모 농지를 매입할 때 작성해야 하는 주말체험영농계획서 항목을 간소화한다. 농촌체류형 쉼터 도입 등과 관련해 도시민의 농지 매입과 농촌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농업 기계·장비·시설 확보 방안 ▲농지 취득 자금 조달 계획 항목을 없앨 예정이다.
농지의 이용 범위는 신기술·전후방 산업까지 넓힌다. 농업진흥지역 내 농업 투입재·서비스 등 전후방산업 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약·비료 등 제조시설, 축산식품 제조업, 노인복지시설 등을 농지전용 허용 대상에 추가하는 것이다.
농촌공간계획상 7개 지구(농촌마을보호·농촌산업·축산·농촌융복합산업·재생에너지·경관농업·농업유산 지구)에 적합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농지전용 권한 위임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시장·군수의 농지전용허가 권한 면적은 3000㎡ 미만에서 5000㎡ 미만으로, 시·도지사의 권한 면적은 3000∼3만㎡에서 5000∼3만㎡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단, 타당성 검토와 지자체의 의견 수렴을 거칠 예정이다.
이밖에도 영농형 태양광발전시설을 공유수면매립을 통해 조성된 토지 외에 작물(농지) 위에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제·개정할 계획이다. 김정주 농식품부 정책기획관은 “농지제도 개편을 포함한 ‘농업·농촌 구조개혁 방안’을 연내 발표할 것”이라며 “제도 개편에 필요한 법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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