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기계 교통사고는 매년 1200건 이상 발생하고 치사율도 높아 각별한 안전이 요구된다. 경남소방본부
농기계사고 연 1200여건 발생
온열병·인수공통감염병 속출
위험 감시·정보 전달 체계 미비
안전관리자 부족 사각지대 커
농민신문 조영창 기자 2024. 11. 27
농촌에서 고령·독거 농민을 중심으로 농작업 안전재해가 지속해 발생한다. 안전에 관한 정보 비대칭도 날로 심화한다. 농민 안전재해 예방을 돕는 인력과 관련 예산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위태로운 ‘농민 안전’
상당수 농민이 농작업 중 안전재해에 노출돼 있다. 행정안전부 연도별 ‘재난연감’ 통계자료를 보면 2020∼2022년 3년간 농기계 관련 사고 건수는 연평균 1243건에 달한다. 하루 3.4건꼴로 발생하는 셈이다. 치사율도 높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농기계 교통사고는 330건 발생했고 그중 사망자수는 58명에 달한다. 치사율이 17.6%로 전체 차량 치사율(1.39%) 의 12.6배다.
농민은 온열질환·인수공통감염에도 취약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7~9월 폭염(33℃ 이상) 일수는 27.2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1일) 대비 2배 이상 많았다. 농촌진흥청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올해 농업분야 온열질환자수는 667명에 달했고 이 중 11명이 사망했다.
주요 진드기 감염병 환자의 절반 이상도 농민이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쓰쓰가무시병 환자수는 5663명,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수는 198명이었다. 쓰쓰가무시병 발생 인원의 53.3%, SFTS의 50%가 농작업 중 병에 걸렸다고 질병청은 본다.
산업재해율이 다른 분야 대비 높은 것도 농업분야 특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농업분야 산업재해율은 0.81로 전체 산업(0.65)보다 1.2배 높다. 농업법인은 일반 산업과 마찬가지로 근로자 1명 이상이면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가 5명 미만인 농가는 산재보험 가입 의무 대상이 아니다. 근로자가 1~4명인 농가는 산재보험 대신 농업인안전보험에 가입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경우 정부의 ‘산재예방 지원사업’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산재보험에 가입된 농가·사업장만 해당 사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근로자 1~4명 농가는 산재보험료 부담 등으로 정부 지원 혜택에서 소외돼 있다(본지 11월4일자 8면 보도).
◆부실한 관련 예산
상황이 이런데도 농작업 사고 위험 관련 정보를 옆에 밀착 전달하고 감시하는 체계는 부실하다. 제조업·건설업 등 다른 산업분야에선 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 제도 등이 가동된다. 농업분야에서도 ‘농작업 안전관리자’가 내년에 처음으로 배치되기는 한다(본지 10월16일자 3면 보도).
하지만 현재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관련 예산은 9억4000만원에 그친다. 전국 4개 도 20곳 시·군에 농작업 안전관리자를 2명씩 배치해 농민 4000명을 대상으로 맞춤형 현장 안전관리를 도울 수 있는 수준이다.
현장에선 안전관리자 배치 대상 지역을 9개 도 45곳 시·군으로 확대해 최소 9000명 정도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 농촌진흥기관의 한 관계자는 “도농업기술원에선 농작업안전관리자 수당 지급 등으로 한곳당 최소 2000만원,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선 농작업 위험요소 현장진단 장비 구입 등으로 한곳당 최소 9000만원이 필요하다고 볼 때 11억8000만원을 추가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재해 관련 정보 취득이 어려운 농가를 대상으로 위험성을 알려주는 활동에 국가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진청은 농업 현장에서 예방활동을 할 수 있는 예방요원을 선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농작업 안전재해 현장밀착 예방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예산(17억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확정되지 않아 신규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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