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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사설] 제주도 재해피해, 제주도정이 해결 나서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1-25 조회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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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제주도 재해피해, 제주도정이 해결 나서야



                                                                                                                              한국농정신문  사설  2024. 11. 24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다. 하지만 무더웠던 여름날은 너무 길고,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있다. 이번 가을도 한낮 기온이 20℃가 넘는 날이 지속되면서 가을치곤 따뜻한 날이 많았다. 이처럼 계절의 정의와 길이가 과거와는 달라지면서 기상청에서도 계절별 길이를 조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란 소식이다. 45년간 바뀌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계절 분류가 바뀌게 되는 것인데 이런 흐름 속에서 기후 노출과 민감도가 높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는지 염려스럽다.

11월 가을의 잦은 비로 농촌현장에선 월동작물 파종이 늦어지면서, 내년 작물의 작황과 봄농사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 이처럼 기후와 가장 밀접한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은 기후위기 최전선에서 매일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재배적지까지 변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작물을 내년에도 심을 수 있을까 농촌현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기후위기로 전국의 농민들이 힘겹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섬 지역인 제주도의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육지가 영하의 날씨로 꽁꽁 얼어붙는 시기에 우리 국민의 먹을거리는 따뜻한 제주도에서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폭염, 가뭄, 집중호우가 번갈아 제주도를 덮치면서 제주 주요 작물의 생장에 큰 피해를 줬다. 월동무·콩 등 채소와 식량작물, 레드향 등 과수까지 피해를 입지 않은 작물이 없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큰 상황이다.

제주도 농지는 대부분이 밭이고, 식량작물은 벼가 아닌 콩과 잡곡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나물 콩을 많이 생산하는 주산지로 국내 나물 콩의 80%를 제주도에서 책임지고 있는데 이번 콩 재해피해는 콩 수급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됐다. 애써 기른 콩이 밭에서 그대로 썩어버렸고 갈아엎어야 할 만큼 그 피해가 크다. 이런 상황에 제주도정의 늦장 대응까지 더해져 농민들의 억눌렀던 설움이 터져버렸다. 농민들이 계속해서 제주도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달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정에선 현재까지도 관련된 피해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이다.

올해 여름의 긴 폭염은 만감류, 레드향에도 직격탄을 남기면서 레드향의 열과 피해가 예상보다 너무나 크게 발생했다. 올해 레드향의 열과율이 서귀포의 경우 41.5%에 달할 정도로 10~15% 정도인 평년과 비교해도 너무 크다. 제주 콩, 월동무, 레드향의 재해피해는 올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결국 제주의 주요 작물에 대한 지속가능성마저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이제 과거 기준으로는 현 기후위기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계절 개념이 바뀌게 되면 계절별로 마련돼 있던 예방, 재해대책 등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기준들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특히 섬 지역인 제주도 농민이 체감하는 기후위기는 그 강도가 더 세고 제주농민들은 한 해 한 해를 근근이 버티고 있다. 제주농민들이 내년 농사를 다시 힘내서 지을 수 있게 제주도정이 특단의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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