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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기고] 국가책임농정 강화, 한국형 농가소득 안정망 구축의 지름길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1-25 조회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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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종우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




           [기고] 국가책임농정 강화, 한국형 농가소득 안정망 구축의 지름길



                                                                                                              한국농정신문 기고=남종우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  2024. 11. 24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서에서 농업은 1차산업이라고 한다. 농업은 모든 경제의 기본산업이며 국민의 건강권을 책임지는 먹거리 산업이다. 하지만 현재 농업은 경쟁력이 없고 돈이 안 되는 3D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의 수가 급격히 줄었다. 30년 전 1000만명이던 농민은 이제 국민의 5% 수준인 25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농민 5%가 국민 95%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선진국 대부분의 농민 비율이 비슷하다.

농민 비율은 비슷하지만, 농업정책은 완전히 다르다.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선진국일수록 농업만큼은 국가책임농정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자국밀 소비 촉진과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밀산업 육성, 자국 채소 먹기 프로젝트 같은 사업을 보면 정부가 나서 자국 농산물을 제값에 사들인 뒤 수입 농산물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다. 일본이 부럽기는 처음이다.

다시 돌아와 우리나라 농업정책을 보자. 역대 정부의 농업정책 추이를 보면 짧게는 3년, 길게 보면 5년을 넘긴 정책이 없다. 그래서 농민들 사이에서는 정부 정책 반대로만 하면 돈을 번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윤석열정부 들어서는 돈이 되는 농사가 하나도 없다. 수입, 수입, 오로지 농산물 수입으로 농업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국산 농산물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죽어가는 한국농업을 살리겠다고 나온 정책이 ‘한국형 소득경영 안정망 구축’ 정책이다. 이름은 거창한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 대신 보험회사가 농업을 책임진다는 내용이다. ‘한국형 소득경영 안정망 구축’ 정책의 핵심은 수입안정보험 전면 시행이다.

농민들이 수입안정보험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기준가격과, 보험에 가입해 구체적으로 얼마의 혜택을 볼 수 있는지다. 그런데 이 정책 설명서 어디에도 기준가격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농민 스스로 자신의 생산량을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만 있다, 수입안정보험 그 자체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도 생산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수입안정보험을 농민에게 이해시키고 가입을 권유하려면 생산비 이상이 보장되는 기준가격이 제시돼야 한다.

하지만 통계청의 농산물 생산비는 터무니없이 낮고 통계청 외에는 생산비를 산정하는 곳이 없다. 양파를 예로 들면 현재 수입안정보험에서 정부가 말하는 기준가격은 가락시장 상품의 5년간 평균가격이다. 그러나 국산 양파가격이 오르면 정부는 ‘물가 안정’이라는 이유로 직접 개입해 저율관세할당(TRQ)을 적용해 가격을 하락시킨다. 정부가 직접 나서 떨어뜨린 이 가격을 기준가격이라 하니 생산자들이 정부 정책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수입안정보험을 제대로 시행하려면 변동직불제처럼 목표가격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보험에 적용하면 생산자들이 믿을 수 있지 않을까?

정부는 해당 품목에 대한 과잉 생산을 우려해서 목표가격을 제시할 수가 없다고 한다. 오늘날 자급률 100%인 국산 농산물은 없다. 기후재난으로 과잉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생산량 급감으로 언제까지 수입 농산물 의존정책이 가능할지를 걱정해야 한다. 쌀과 주요 농산물에 대한 제대로 된 목표가격을 제시하는 수입안정보험을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보험은 어디까지나 주요 정책의 보조 정책이 돼야 한다. 우리 농업을 살리는 기본정책은 국가가 농업을 책임지는 국가책임농정이어야만 한다. 농산물 공정가격 보장, 주요 농산물 공공수급제, 그리고 필수농자재 지원사업 등을 통한 한국형 농민소득 안정망이 하루빨리 구축되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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