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락시장 경매 진행과정에서 미리 과일 등을 먹어 보는 이른바 ‘감식’ 행위가 지나치게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이를 제지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공사는 최근 가락시장내 5개 청과류 도매법인에 보낸 ‘2014년 업무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통해, 경매 현장에서 감식으로 감모된 출하품을 도매법인들이 정산에서 제외해 출하자들이 손실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모된 출하품에 대해서는 도매법인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사에 따르면 현재 과일 경매현장에서는 중도매인 등의 감식 행위로 인해 출하자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한 출하자들의 민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품목이 수박으로, 중도매인 등이 감식용으로 시식한 수박에 대해서는 도매법인들이 정산에서 제외해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수박의 경우 관행적으로 50개를 출하할 때 하나씩 더 얹어주는 ‘산(덤)’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식용 수박을 별도로 정산에서 제외하는 데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출하자 입장에선 수박 51통을 출하하더라도 산과 감식용 수박을 제외한 49통에 대해서만 판매대금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수박뿐 아니라 다른 과일들도 감식용으로 몇개를 시식한 경우엔 한상자를 통째로 정산에서 제외하는 등 불합리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는 “일본 도매시장에선 사과 한개를 접시에 얇게 썰어놓고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시식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데 반해, 우리는 한사람이 아무거나 한입 시식하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출하자가 자발적으로 제공한 감식용 과일 외에 감모된 부분에 대해서는 도매법인에서 비용으로 처리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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