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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누더기 된 가락시장 개장일 감축 시범사업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1-22 조회 897
첨부파일 65591_43090_5819.jpg
*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일 감축 시범사업 추진 계획이 또 변경돼 출하자 및 시장 관계자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시범 휴업이 실시된 지난 3월 2일, 한 도매시장법인 경매장이 텅 비어있다. 한승호 기자



         12월 예정된 휴장 계획 취소, 2차 시범사업 단 2회에 그칠 전망

         물가 우려 등 앞세웠지만 농식품부 ‘입김’ 작용한 것으로 파악돼

         거듭된 일정 번복에 미미한 시범사업 효과, 의미 퇴색 우려 확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4. 11. 22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개장일 감축 시범사업 추진 계획이 또 변경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 공사)는 12월 첫 번째 수요일로 예정된 2차 시범사업의 첫 휴장 계획을 취소하고 지난 18일 이를 통보했다. 이에 2차 시범사업 시행은 내년 2월과 3월 단 두 번에 그칠 전망이다.

공사는 이미 지난달 31일 시장관리운영위원회를 통해 2차 시범사업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당초 공사는 ‘가락시장 개장일 탄력적 운영 검토 협의체(협의체)’를 통해 11월과 12월, 3월 첫 번째 수요일에 2차 시범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생육 초기 주산지 작황 부진 등의 여파로 배춧값이 한동안 높은 수준을 지속하자 김장 수요와 소비자물가 등을 고려해 11월 시범사업 일정을 내년 2월로 미뤘고, 2월 휴장의 경우 설 명절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 일정을 두 번째 수요일로 변경했다. 이에 2차 시범사업은 12월 첫 번째 수요일과 2월 두 번째 수요일, 3월 첫 번째 수요일에 시행될 계획이었다.

일정 변경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공사는 지난 14일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서면 심의를 통해 12월과 내년 2·3월 추진하기로 한 휴장 일정을 2월과 3월 단 2회로 축소했다. 높은 물가 및 소비자 부담 가중 우려, 월동채소 주산지인 제주 생산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등이 이유로 거론됐지만 가락시장 유통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공사가 오는 12월 개장일 감축 시범사업 추진을 취소하게 된 배후엔 ‘농림축산식품부’의 입김이 가장 거세게 작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내달 계획이 취소된 배경에 대해 귀띔한 시장 관계자는 “지난달 시장관리운영위원회 승인 이후 공사가 2차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농식품부에 보고했는데 농식품부가 12월 휴장을 반대했다고 들었다. 공사에선 그간 협의체와 시장관리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어렵게 일정을 조율한 만큼 시범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강했는데 농식품부에 가로막힌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농식품부의 참견에 결국 영향을 받는 건 생산자(출하자)와 시장 내 유통 주체다. 거듭된 시범사업 추진 계획 변경에 출하자는 물론 시장 내 유통 주체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협의체 출하자 측 위원인 채호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혹여 발생할 피해를 미리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하는 건데 소비자 부담과 생산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시범사업 자체를 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이어 “지난번 일정 변경도 그렇고,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건지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출하자들도 한발 물러나 이왕 시작한 시범사업을 객관적이고 확실하게 해보자고 의사를 전했는데 이 핑계로 일정 바꾸고 저 핑계로 아예 안 해버리면 되겠냐”며 “공사에서 지난번 1차 시범사업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며 한 달에 한 번 시장이 문 닫는 것으론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왜 물가와 출하자 핑계를 대며 시범사업을 이도 저도 아니게 진행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의미가 퇴색된 시범사업에 시장 유통 주체들도 답답함을 호소 중이다. 중도매인 측 시장 관계자는 “4회에서 3회로 일정이 감축된 지난 1차 시범사업 때와 마찬가지로 12월 휴장일에 맞춰 휴가를 계획한 중도매인 몇몇은 손해를 보며 일정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다. 단순히 계획이 뒤틀린 것뿐만 아니라 시범사업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시장 종사자 대부분이 상당히 격앙돼 있다”고 전했다.

한편 2차 시범사업 추진 계획 축소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는 “김장철이 늦어진 영향과 최근 민감한 물가 영향으로 내년 2월과 3월에 개장일 감축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모색하고 이에 따라 시범사업을 추진해 데이터를 쌓고 문제점을 찾아 보완해 출하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불가피하게 시범사업 일정이 조정됐지만 개장일 감축을 보완할 전자송품장, 정가·수의매매 및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등에 더 힘을 쏟아 조심스럽지만 긴 호흡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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