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확기 쌀값이 농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정치권과 정부도 안정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5일 우원식 국회의장(맨 왼쪽)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경기 신김포농협 양촌미곡종합처리장(RPC)을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통계청, 2024년산 최종 집계
358만여t…전망 대비 7만t↓
이상고온·벼멸구 피해 영향 커
수요 대비 공급 14만t 적을듯
산지 가격 안정화에 기대 커져
당정 “관련예산 남으면 더 매입”
농민신문 하지혜 기자 2024. 11. 17
올해 쌀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7만2000t이나 적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내림세를 보이던 산지 쌀값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통계청이 15일 내놓은 ‘2024년 쌀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58만5000t으로 지난해(370만2000t)보다 11만7000t(3.2%) 감소했다. 10월 ‘2024년 쌀 예상생산량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대비 4만5000t(1.2%) 적은 365만7000t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감소폭은 이보다 3배 가까이 컸다.
최종 생산량과 예상치의 격차가 커진 건 등숙기 집중호우와 이상고온으로 병충해가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1일∼10월15일 평균기온은 22.2℃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보다 높았다. 강수량은 지난해(198.0㎜) 대비 32.9% 증가한 263.2㎜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피해율은 23.0%로 지난해(19.2%)보다 3.8%포인트 늘었다. 그중에서도 병해충 피해율은 지난해 9.8%에서 올해 11.9%로 2.1%포인트 증가했다. 피해율은 전체 표본구역 가운데 생산량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역의 비율이다.
작황 부진으로 올해 10ａ당 생산량은 예상치(524㎏) 대비 10㎏ 줄어든 514㎏을 기록했다. 지난해(523㎏)뿐 아니라 평년(518㎏) 수준을 밑도는 수치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8월 추정치보다 1㏊(3000평) 감소한 69만7713㏊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예년보다 쌀 최종 생산량이 예상치 대비 크게 줄어든 데는 벼멸구 발생의 영향이 컸다”며 “쌀 예상 생산량 표본조사 기간(9월11∼24일) 이후 전남에서 전북·충남으로 벼멸구 발생이 확산하면서 생산량이 더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계치대로라면 올해산 쌀 공급량은 예상 수요량(352만9000t)보다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올해 쌀 생산량에서 시장격리곡 20만t을 제외하면 시장 공급량은 예상 수요량보다 14만4000t 적은 338만5000t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벼멸구·수발아 등 피해 벼 매입도 시장격리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벼 매입량은 매입이 마무리되는 12월 중순 확정될 예정이다.
공급량 감소로 쌀값 반등에 대한 기대가 모이는 가운데 15일 열린 ‘2024년 제2차 양곡수급안정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최근 벼값이 상승하는 분위기”라며 “올해 피해 벼 매입가격이 평년보다 높은 편이고, 과거에 비해 매입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농가의 참여도가 과거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앞서 14일 당정은 ‘쌀값 안정을 위한 실무 당정협의회’를 열고 향후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올해산 시장격리곡 및 공공비축용 벼 등 56만t과 피해 벼를 연내 사들인다. 공공비축용 벼 매입 예산이 남을 경우엔 추가 매입을 추진한다. 작황 부진에 따른 가루쌀(분질미) 공공비축 배정 물량(4만t) 미달분을 일반 벼 물량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공공비축용 벼 매입 예산으로 피해 벼까지 사들인 후 연말에 공공비축용 벼 매입단가가 결정됐을 때 잔여 예산이 발생하면 필요시 추가 매입을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가루쌀 배정 물량 미달분에 대한 일반 벼 전환은 12월초 가루쌀 매입이 끝나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5일 경기 신김포농협 양촌미곡종합처리장(RPC)을 방문해 농민들과 쌀 수급안정화 대책에 대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우 의장은 이 자리에서 “농민들이 해마다 쌀값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임시방편적인 대응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후위기 시대, 식량안보 차원에서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높일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법적·제도적으로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짓고 삶을 지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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