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 전농·전여농 주최로 지난 11일 농업인의날 기념행사가 열리는 서울 농협중앙회 앞에서‘농식품부 장관 사퇴 촉구 및 농협중앙회 규탄대회를 열었다.
(아래) ▲ 지난 12일 서울 국회 앞에서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농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쌀값 안정 대책 마련, 농촌 소멸 대응 강화 등을 촉구했다.
‘20년전 쌀값’‘감당못할 생산비’ ‘수입농산물의 시장점령’ 에
농민단체, 농업인의 날 이어 20일 서울서 집회 예정
“내년 예산, 전깃값·농자잿값·농산물값 반영해달라” 촉구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4. 11. 15
11월 11일 농업인의 날 앞뒤로 농민들이 서울 아스팔트로 몰려 나왔다. 급전이 필요해서 20년전보다 못한 5만원(40kg 조곡)에 벼를 팔아치우고 충남 부여에서 올라온 농민은 이미 슬픔을 초월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선 농업인의날 행사가 진행됐고, 행사장 밖에선 전국농민회총연맹 주도의 농민 50여명이‘농민은 죽어나는데 잔치판이 웬말이냐!’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하원오 전농의장은‘농민생존권 쟁취하자’는 투쟁선포문을 낭독했다.
하 의장은 “현정부는 물가를 핑계로 수확기마다 저관세·무관세 수입을 남발해 농민들이 받는 농산물가격을 파탄냈다” 면서 “기후재난 시대의 도래와 함께 반복되고 있는 재해에 대한 대책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농가부채는 역대 최대규모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의장은 윤석열정부의 농정은 실패라고 규정하고, 농식품부장관 사퇴, 농협의 볏값 7만원 약속 이행, 무차별 농산물 수입 중단, 밥한공기 300원 보장,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뒤 농협건물앞 대로변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하려던 농민들은 경찰의 강압으로 천막을 뺏기는 등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건물안에서 식전공연, 유공자 포상과 기념 퍼포먼스 등 잔치행사가 펼쳐진 것과 대조를 보였다.
다음날인 12일은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로 여의도 국회앞에서 농민 총궐기대회가 개최됐다. 전농 집회와 같은 이유다.
이날 상경한 5천여 농민들은 쌀값 폭락에 속이 새까맣다는 이유, 농축산물 가격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인데 사룟값·비룟값 등 농자재가격은 치솟고 있다는 이유, 자연재난은 농민의 생존권을 겨냥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이유 등등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발언을 위해 연단에선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노만호 회장은 “쌀값 폭락, 기상재해, 전기값, 비룟값, 풀리지 않는 숙제가 산적한 상태” 라면서 “중요한 것은 예산이다. 농업예산이 5%만 확보되더라도 36조원에 달한다. 쌀, 한우 그밖에 생산비 보전이 가능하다. 농민활동 연대를 통해 예산 확보 투쟁에 진력하자”고 의지를 밝혔다.
이날 농민들은“정부가 물가안정이라는 핑계로 저율 관세 수입을 통한 농축산물 수급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농업생산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 지원은 계속 줄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사업 중단, 사료구매자금 상환유예 대상 축소 등으로 농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총궐기대회에서 농민들은 농가소득 경영안전망, 농식품바우처, 후계농업경영인 육성, 무기질비료 지원, 사료구매자금 상환유예 등에 대한 내년 예산 확충을 요구했다.
한편 이달 20일에도 전농 주최의 전국농민대회가 예정돼 있는 등 윤석열농정에 대한 농민들의 생존권 사수의 목소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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