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분석…일반경매보다 값 높아 구분경매 확대 필요
외형좋은 일반농산물과 비교 사라져 친환경 특성만 부각돼
친환경농산물을 일반 농산물과 함께 경매할 때보다, 친환경농산물만 따로 구분해서 경매할 때 경락값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산물의 도매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선 구분 경매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친환경농산물의 구분 경매 가격정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공사는 올 3~5월까지 3개월간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친환경농산물을 대상으로, 구분 경매할 때와 일반 경매할 때의 가격 차이를 분석했다.
현재 가락시장에선 동부팜청과㈜가 2012년 11월부터 친환경농산물 전문경매장을 만들어 구분 경매를 실시하고 있고, 나머지 도매법인들은 일반 농산물과 별도의 구분 없이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는 구분 경매가 이뤄지는 전체 35개 친환경농산물 가운데 물량이 많은 상위 5개 품목(치커리·비타민·적치커리·로메인·다솜추)의 무농약 인증 농산물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치커리는 구분 경매시 평균단가가 1㎏당 1599.6원으로 집계된 반면, 일반 경매 때에는 1226.8원에 그쳤다. 구분 경매를 했을 때의 경락값이 일반 경매를 했을 때보다 372원(30%)가량 높게 형성된 것이다. 또 비타민의 경우 3~4월 두달간은 구분 경매의 평균단가가 1㎏당 50원 이상 높았고, 5월 들어서는 양쪽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적치커리도 3개월 동안 일반 경매보다 구분 경매 때 평균단가가 90원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친환경농산물을 구분 경매했을 때 경락값이 더 높게 나오는 것은 시각적인 비교 효과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일반 농산물은 외형이나 색상 등이 친환경농산물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동시에 경매를 할 경우 친환경농산물이 가격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친환경농산물만 따로 구분해서 경매를 하면 이 같은 시각적 비교가 사라지는 대신 친환경이라는 특성이 부각돼 일정 부분 거래 가격이 높아진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중도매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예전에는 친환경농산물이 필요해도 계획적인 구매가 어려웠는데, 구분 경매의 경우 필요한 제품을 한 곳에서 일괄적으로 구매할 수 있어 취급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 농산팀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가락시장 내 도매법인들에게 전파해 친환경농산물 구분 경매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라며 “더불어 전문 유통업체의 매매참가인 참여를 독려하고, 취급 출하자 및 중도매인 등에게는 장려금 증액 등의 지원책을 강구해 친환경농산물 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j@nongm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