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몰아붙이기…정부 시장개입 부추길 우려
강원지역 고랭지농가 “총 소득은 되레 감소” 억울
가격 오를 때만 호들갑…가격지지정책 병행 목소리
최근 대부분의 농산물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랭지배추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일부 언론이 ‘배추값 급등’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어 강원지역 고랭지배추 농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일시적인 수급차질로 인한 농산물값 상승을 두고 언론이 자극적인 보도에 나서면, 정부는 ‘물가 안정’을 빌미로 시장에 직접 개입, 수입 등에 나서는 행태를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일 모 신문이 <폭락했던 배추값 이젠 급등 조짐>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자 농식품부는 “그간 가격하락 국면에서 벗어나 평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단기적 급등 가능성은 적다”고 밝히면서도 “기상이변에 따른 일시적 공급부족 발생시 정부 비축물량 7000톤을 활용해 시장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태백·영월·정선 등지의 고랭지배추는 중간상인들에게 5톤 트럭 한 대에 280만~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년보다 약간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농업인들은 높아진 농산물가격이 바로 농업인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태백의 한 고랭지배추 재배농가는 “평균적으로 1만6000평 규모의 밭에 배추를 재배하면 5톤 트럭으로 60대 정도가 나오는데 최근 이른 더위와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해 50대 분량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생산량은 준 데다 비료나 농약비 등 생산비는 더 들어가 가격이 약간 오른다 해도 총 소득은 오히려 감소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최흥식 한농연태백시연합회장은 “토마토, 풋고추, 콩 등 강원도에서 출하되는 대부분의 농산물가격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는 정부가 약간 오른 고랭지배추 가격만 주시하고 있다”며 “단순한 시장가격만을 기준으로 가격안정에만 나서는 정부의 농산물가격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지금처럼 농산물가격에 정부가 개입하려면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할 때는 일정량을 산지에서 폐기해 농산물가격을 지지하는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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