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지구촌 기후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각)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 남은 2개월 동안 0℃에 가까운 이상기온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올해가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연구소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평균 기온 상승 폭이 지난해는 1.48℃였으나, 올해는 1.5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195개국이 합의해 정한 ‘1.5℃ 마지노선’이 처음으로 무너지는 것이다.
당시 COP21에서 국제사회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의 최대 상승 폭을 1.5℃로 제한하고, 국가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는 등 기후위기에 대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연구소는 1.5℃ 목표가 장기간 평균이기 때문에 올해 수치만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실패했다고 간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구온난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 국장은 “지난해와 올해처럼 이례적으로 기온이 높았던 기간에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엘니뇨와 화산폭발, 태양에너지 변화 등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어떤 이유라도) 장기적인 기온 상승은 나쁜 신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구온난화 추세와 관련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기상학자 마이클 만은 “올해 1.5℃ 마지노선을 넘는다고 해서 지구온난화의 전반적인 추세선을 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국제사회의 노력이 없다면 곧 마지노선이 붕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코넬대학교 지구·대기과학 학과장인 나탈리 마호월드 교수는 1.5℃ 목표가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막기 위해 설정한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폭염과 폭풍·가뭄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의 소니아 세네비라트네 교수는 이달 11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예정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세계 각국이 보다 단호한 조치에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전 세계의 행동 속도가 너무 느려 2015년 파리 협약에서 설정한 한계(1.5℃)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곧 열릴 COP29에서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한 강력한 조치에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AP 등 외신은 기후위기를 부정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해 COP29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11일 예정된 COP29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불참을 통보한 가운데, 미국마저 참여하지 않는다면 주요 의제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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