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 피해가 증가하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법적 보호장치 강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김해을)은 이와 관련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과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정안은 노인의 금융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금융기관이 노인의 금융 피해를 조기에 감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노인을 금융 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적 장치가 부족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인 금융 피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3 보이스피싱 피해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6.4%로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보건복지부의 ‘2022 노인 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37개 지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1만9552건의 노인 학대 사례 중 397건이 경제적 학대와 관련된 것이었다. 경제적 학대는 주로 자녀나 지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해 신고가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행 ‘금소법’과 ‘노인복지법’은 노인 대상 금융 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항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경제적 착취’를 노인학대의 한 범주로 규정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개념 정의나 보호 체계도 미흡한 상황이다.
반면에 해외에서는 고령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이미 마련돼 운영 중이다.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미국의 고령자 보호를 위한 금융서비스 입법례’에 따르면 미국은 연방법과 주법상 ‘성인보호서비스법’ ‘금융기관법’ ‘증권법’ 등 다양한 법률에서 노인의 금융 피해 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이들 법에 따라 금융기관 직원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 착취가 의심될 경우 관계 기관에 이를 신고하거나 거래를 지연할 수 있다. 특히 금융기관 직원이 노인 금융 착취를 의심해 신고하는 경우에는 민사 및 행정적 면책을 보장받도록 규정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고령층의 금융 손실은 경제적 회복이 어려운 만큼 가족과 사회 전체에 지속적인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연령대에 한정된 문제로 볼 수 없다”며 “고령자 대상 금융사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통해 피해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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