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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돼지똥 활용한 신비, 토양 환경개선 및 탄소 절감 효과까지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1-03 조회 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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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지난달 28일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백승진 평창가농영농조합법인 대표의 배추밭을 방문했다. 유기농자재만 사용해 자란 배추(위) 유기농자재와 신비를 함께 사용해 자란 배추 사진.
 (아래) 지난달 28일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백승진 평창가농영농조합법인 대표의 배추밭을 방문했다. 그는 유기농자재와 함께 신비를 뿌린 배추에 대한 특징을 설명하며, 회원 농가들에게 내년에 신비를 보급할 계획을 전했다.



          상지대·평창가농, 클로렐라 바이오액비 실증연구 결과 발표



                                                                                                                             한국농정신문  최설화 기자  2024. 11. 3



 ‘악취’부터 떠오르는 돼지똥이, 농업 분야의 탄소 절감과 토양 환경개선의 주인공으로 변신하고 있다.

상지대학교는 돼지똥을 활용한 클로렐라 바이오 액체비료(액비) ‘신비’를 개발해 친환경농업에 적용한 연구 결과를 지난달 18일 강원도 평창에서 실증 시연회를 통해 발표했다. 이 신기술 시연회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2024년 농업신기술 산학협력지원산업’의 일환으로, 황선구 상지대 스마트팜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주도했다.

상지대는 가축분뇨를 활용한 액비 등 제조·생산 연구를 지속해 왔다. 2012년엔 ‘가축분뇨의 관리를 위한 액비품질인증기준 방안도출 연구’를 진행했고, 2020년엔 ‘액비품질인증제(LFQC)에 기초한 액비 생산 방법과 클로렐라 미생물 비료 제조방법을 특허청에 등록했다.

가축분뇨에는 질소·인산·칼리 등 주요 비료 성분과 식물 생육에 필요한 유기물과 기타 미량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그중 돼지똥은 소·닭똥보다 수분함량이 높아 부숙이 빠르고, 착즙 시 액체 배출이 많아 클로렐라를 배양하는 데 적합하다는 것이 황선구 교수 설명이다.

흔히 클로렐라는 초록색을 띠고 심해에 사는 단세포 녹조류로 알고 있지만, 단백질이 풍부해 식품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이러한 클로렐라를 배양해 농작물 성장에 유용한 비료로 만들 수 있다. 클로렐라를 배양하는 방법은 △가축분뇨를 고속 발효시켜 발효액을 만들고 △전기 응집처리로 부유물질을 제거해 정제액비를 생산한 뒤 △빛이 통과하는 맑기가 됐을 때 이산화탄소를 흡수시키면 클로렐라가 생성된다. 여기서 클로렐라 배양액을 원심 분리해 액체는 신비(바이오액비)로, 고체는 가축 사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상지대가 진행한 이번 실증연구의 핵심은 화학비료·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가와 협업해 연구를 진행하며 농작물의 발육 상태와 병해충 발생 빈도에 중점을 뒀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했다.

실증연구에 참여한 백승진 평창가농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유기농 배추·양배추·감자·양상추 등을 재배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 만난 백 대표는 3000평 규모의 배추밭을 유기농자재만 사용하는 밭과 유기농자재와 신비를 함께 사용한 밭으로 나눠 그 효과를 보여줬다. 백 대표는 생육기간(약 70일) 동안 2회에 걸쳐 신비를 살포했다.

백 대표는 “올해 8월에 10일간 지속된 극심한 폭염으로 강원도 지역 배추 생산 농가 대부분은 작황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유기농자재만 사용한 배추도 잘 자랐지만, 신비를 사용한 배추밭의 배추 색이 더 푸르고 생장 속도가 빨랐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농자재 비용이 워낙 비싸다 보니 구입해서 사용하는데 부담이 된다”며 “가축분뇨를 활용한 액비를 사용하면 운영비용과 가축분뇨 처리 비용 등을 절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할 때 매립·소각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이번 연구 결과로 가축분뇨를 활용해 클로렐라를 배양함으로써 △가축분뇨 재활용 △클로렐라 배양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흡수 △화학비료 사용량 감소 등의 탄소 절감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황선구 교수는 만들어진 신비를 스마트팜이 아니라 현장 농가에 적용하고, 가축분뇨 처리를 고민하는 농가들의 애로사항을 덜어 주고자 실증연구를 진행했다.

상지대 연구팀은 신비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축분뇨는 농가로부터 받고 발효·정제하는 과정에 전기만 사용하면 돼 1리터당 전기료 10~50원 정도만 소비됐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클로렐라 화학배지 가격이 약 7만~25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비용적인 절감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

황 교수는 “가축분뇨 1톤당 바이오액비 3톤을 생산할 수 있다.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비용과 유기농자재를 구매하는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약 300만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농가소득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하며 “우리 농업이 생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화학비료 사용량이 많다. 단기적인 생산성보다 환경을 고려해 친환경액비 사용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화학비료를 대체할 가축분뇨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더 많은 연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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