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과착색이 불량하다. 정상적인 착색과정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사과 크기도 예년에 비해 못하다. 모두 여름철 폭염과 가을 고온 때문이다.
충북 영동군 양강면 장인횡씨는 “올해는 사과가 잘다. 대과가 별로 없다. 색깔도 제대로 나지 않는다. 여름에 뜨거우니까 광합성을 못하고 밤에는 양분을 과다 소모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색이 안나니까 일반 후지는 최소 열흘 정도 늦게 따야 한다. 착색계 후지도 색이 안나 수확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군 삼승면 이명희씨는 2일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예년보다 1주일 가량 늦은 것이다. 10월 28일 현재, 색이 정상적으로 난 게 50%가 되지 않는다. 이전에는 한 번에 다 수확을 했으나 올해는 나눠서 따야 한다. 색 난 것부터 우선 따고 순차적으로 수확하기 때문이다. 비대도 부족하다고 한다. 대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평년에 비해 대과 비율이 적다. 설명절에는 대과 수요가 많은데 상당히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천시 한수면 이화현씨는 11월 5일부터 수확할 예정이다. 평년에는 10월 25일을 전후해 시작했었다. 열흘이나 늦어진 것이다. 착색계 후지 후부락스인데도 그렇다. “우리동네는 잎에 단풍이 드는 걸 보면서 수확을 한다. 올해는 단풍이 오지 않는다. 정상 착색이 되지 않으면 수확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색이 다 들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착색계 후지는 일반 후지보다 보통 열흘 정도 수확이 빠르다. 후부락스, 미야마, 미시마 등의 품종이다. 이들 품종은 색이 빠르게 나는 장점이 있지만 수확이 늦으면 경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맛이 떨어지고 저장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품종까지도 색이 제대로 나지 않는 것이다.
과도 평년에 비해 작다고 한다. 그는 “5kg 기준 13과 이내가 보통 30% 정도 됐었다. 그러나 올해는 큰 게 별로 없다. 대부분이 중소과”라고 말했다.
충주지역도 전체적으로 수확이 늦어지고 있다. 평년에는 보통 10월 25일 이후부터 수확을 시작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1주일 가량 미뤄지고 있다. 색이 안나기 때문이다. 충북원협 이종근 과장은 “얼마 전에 비가 며칠 계속되면서 더 착색이 안된다. 색이 온 것부터 우선 따고 나눠서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은 작년에 비해 많이 달렸는데 대과는 많이 없다”고 말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품종을 이기는 기술은 없다’는 말이 돌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기후를 이기는 품종은 없다’는 말이 돈다고 한다. 앞의 제천시 이화현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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