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국감ㅣ농어촌공사]
“스마트팜 혁신밸리 하자 심각”
“농지임대 수수료 인하해야”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4. 10. 25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들은 지난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농어촌공사가 추진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하자가 심각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해 수리시설을 정비할 것을 촉구했다. 또, 농지임대수탁사업의 임대 수수료를 인하, 임대농들의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 4300억 들여 김제·상주·고흥·밀양 스마트팜 조성…누수 등 하자 404건 발생
농해수위원들은 농어촌공사가 조성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하자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만희 국민의힘(영천·청도) 의원에 따르면,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은 총 사업비 4300억원을 투입,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 전남 고흥, 경남 밀양 등 4곳에 스마트팜을 구축했는데, 이들 스마트팜에서 총 404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김제 276건, 상주 52건, 고흥과 밀양 각각 38건 등이며, 천장 누수, 기둥 침하 등이 주요 하자다.
특히 대규모 하자가 발생한 김제 스마트팜은 시공업체 선정과정에서 전북도와 김제시의 요청으로 일반경쟁입찰이 아닌 지역제한 발주를 실시해 원도급사 4곳 모두 스마트팜 시공 실적이 없는 업체들이 선정됐다는 것이 이 의원의 분석이다.
이만희 의원은 “스마트팜 조성사업은 최대 규모의 첨단농업 인프라 사업인데, 부실한 관리 등을 인해 대규모 하자가 발생했다”며 “공사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의문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군산·김제·부안을) 의원도 김제 스마트팜에 천장 누수와 스크린 파손에 이어 온실 비닐 연결 패드 처리 부실로 누수 피해가 확대됐고, 2022년 7월 이후 청년농업인들이 140여곳의 누수 피해를 호소했지만, 시공업체의 하자보수 지연 등으로 지난 2년 동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이원은 “하자 보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비가 왔을 때도 약간 누수가 있다고 하던데, 확실히 매듭을 짓고, 또 보상 문제도 청년농들의 요구를 잘 수용해서 타결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 배수장 226곳 홍수위보다 낮아 홍수 대응 미흡…저수지 수위계측기 설치 52% 뿐
최근 기후위기로 인해 홍수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수리시설의 홍수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이원택 의원은 농촌 배수장이 홍수위보다 낮은 위치에 설치돼 있다는 부분을 따져 물었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배수장 중 홍수위보다 낮은 곳에 있는 곳은 총 226곳. 이 의원은 배수장이 홍수위 아래에 있으면, 집중호우 시 배수장이 누전으로 인해 감전사고에 노출되거나 전기시설이 물에 잠겨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폭우로 물이 불어날 경우 배수장 침수로 배수펌프 조작이 불가능해 자칫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더욱이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3429개소 중 수위계측기가 설치된 곳은 1792개소로 52.3%에 불과해 이들 저수지의 홍수 예방 기능도 미흡한 실정이다.
그는 “수리시설은 기후위기를 기준으로 설계된 것이 아닌 데다 50년 이상 지난 것도 많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용역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에 타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도 수리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정읍·고창) 의원은 “배수장은 ‘벼가 24시간 이내에 30㎝ 이상은 잠기지 않도록 한다’와 같이 수도작을 기준으로 설계가 돼 있는데, 수도작을 다른 작물로 바꾸려고 하고 있음에도 이런 설계 기준을 바꾸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농촌 현장에 가면 수리시설이 상당히 노후화 돼 있는데다, 기후변화 등에 따라서 작물을 재배하는 환경도 달라지고 있어 이런 상황에 맞게 농어촌공사도 뒤따라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 농지임대수탁사업 수수료 임차인 전가…‘생산비의 33%’ 임대료 지적도
이날 국감에선 농지임대수탁사업도 화두로 다뤄졌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증평·진천·음성) 의원은 “임대 수수료를 임차인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농업인 대상으로 임대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과 함께 더 폭넓게 전남도의회에선 아예 이를 폐지해달라는 요구가 있기도 한데,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서 제도 개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도 “농지임대수탁사업 수수료가 농민들에겐 이중 삼중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며 “2023년 논농사 생산비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임차료가 전체 쌀 생산비의 33%를 차지해서 농가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호 국민의힘(사천·남해·하동) 의원은 임직원 대상의 특혜성 대출 의혹도 제기했다.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상 주택융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금리는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금리를 하한으로 하고, 각각의 대출한도를 주택융자금은 7000만원, 생활안정자금은 2000만원으로 각각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는 최근 3년간 67명에게 1인당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총 71억3000만원의 주택융자금을 대출했고, 2022년 이후 931명의 신규 대출자에겐 한국은행 가계자금대출금리보다 44% 낮은 2.50%의 저금리로 생활안정자금 245억4200만원을 제공했다.
서 의원은 “이 부분은 특혜성 대출 같다”며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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