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2년…신선과일 수입 증가세 뚜렷
오렌지·체리·포도 급증
감귤·참외 등 소비 잠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판 삼아 미국산 신선과일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한·미 fta 발효 2주년(3월15일)을 맞아 내놓은 ‘한·미 fta 농업부분 영향과 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산 신선과일 수입액은 3700억원으로 fta 발효 직전인 2011년의 2670억원에 견줘 1030억원(38.6%) 늘었다. 특히 미국산 신선과일 수입이 봄철에 집중되면서 지난해 3~5월 수입과일시장의 44.2%, 국내 전체 과일시장의 9.1%를 장악했다. fta를 통해 무관세 또는 20% 미만의 낮은 관세로 수입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산 과일 수입량은 2년 전에 견줘 레몬·포도가 2~3배 늘었고, 오렌지·석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늦겨울과 봄에 수입되는 미국산 과일은 같은 시기에 출하되는 감귤·딸기·참외·토마토를 대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업경제학회에 따르면 fta 발효 첫해 미국산 오렌지 관세 인하는 국내산 감귤 가격을 10% 끌어내렸고, 딸기와 참외 가격도 각각 3%와 4% 낮췄다. 문한필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미국산 오렌지와 출하시기가 겹치는 딸기·감귤 농가들은 출하시기를 앞당기거나 분산출하로 대처하는 등 국내산 신선과일의 소비·생산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체리 등 예상하지 못한 과일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산 체리는 fta 발효를 기점으로 기존 24％의 관세가 바로 철폐되면서 오렌지에 이은 두번째 미국산 수입과일로 부상했다.
특히 국내산 체리는 물론 복숭아ㆍ포도ㆍ자두 같은 여름과일 소비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돼 복숭아ㆍ참외 같은 깎아 먹는 국내산 과일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문 부연구위원은 “연차별로 관세가 계속해서 내려감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며 “fta 이행으로 인한 간접피해까지 포괄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소득안정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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