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해수위 종합국감…예측오류·유통마진 등 결국 피해는 농민·소비자
농산물 유통구조 ‘총체적 난국’…“ ‘혁명’ 에 버금가는 유통개선 있어야”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4. 10. 25
농산물 수급예측에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크고, 수급물량을 보관하는 비축기지는 오래돼서 상품성이 떨어지고, 농민은 손해보는데 도매법인은 마진을 챙기고, 수급물량을 수입산으로 채워서 농업기반을 붕괴시키고….
지난 24일 국회 농해수위 종합국정감사에서는, 우리나라 농산물 수급정책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농해수위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는 한편, 현재의 수급정책 방향은 생산자·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전가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혁명’ 에 가까운 정부의 유통개혁이 요구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먼저 정책방향의 자료로 쓰이는 농업통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임 의원은 “올 6월 배추생산량이 1만~2만톤 부족할 것이라 예측했는데, 실제로는 4만~5만톤 가량이 부족했다” 면서 “이로인해 국민들은 금배추를 경험했다” 고 쏴 붙였다.
임 의원은 “배추의 경우, 통계청과 농촌경제연구원의 생산량 예측이 다르다. 2022년 자료는 21만톤의 차이가 난다. 이상태로 과학적 농정이 가능하겠느냐” 고 재차 물었다. 임 의원은 농산물 저장·방출 창고로 이용하는 비축기지의 불량실태도 꼬집었다. 농산물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수급조절기능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농해수위는 도매법인들의 유통마진 실태를 따지기 위해 이원석 중앙청과 사장과 권장희 농수산물도매사업법인연합회 가락지회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켰다. 이들을 불러 세워놓고, 민주당 문대림 의원은 “최근 5년간의 중앙청과 영업이익률 20%는 정부가 보장하는 독과점 구조에 안착했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수료율이 올라 덩달아 수익이 오르는 구조” 라며 “중앙청과가 벌어들인 수익은 싱가포르 법인이자 모기업인 태평양개발로 흘러들어간다. 가락동 시장에 설치한 태평양개발의 현금인출기” 라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 또한 이들을 향해 “가락동 시장의 토지나 건물은 모두 국비와 지방비가 들어가 있는 자치단체와 국가 소유다. 도매법인이 투자한게 없는데, 경매 수수료로 7%씩이나 떼 가는가” 라며 “농산물 도매법인의 독과점적 지위 구조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앞서 국힘 조경태 의원은 유통마진 실태를 따졌다. 조 의원은 “지난해 농가는 소(한우) 한 마리 팔면 손해를 봤는데, 유통업자들은 마진율이 18.8%로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면서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들의 평균 이익률을 보면 매년 20% 비슷한 수치로 담합 의혹이 짙다” 고 농식품부 조사를 요구했다.
국힘 김선교 의원은 “농민들이 농산물을 팔아 받아가는 수취가격과, 대형마트에서 최종 팔리는 소매가격과 비교해보니, 3배 가까운 금액 차이가 난다” 면서 “이런 불합리한 유통구조로 농가도 소비자도 고통을 받고 있다. 유통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소에 대해 소상히 파악하고 개선안을 시급히 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도매인 위탁수수료가 7%, 경매에 참여하는 중도매인 영업이익률 10~15%” 이라면서 “부추 750g 단위 한묶음의 경우, 농가가 1천600원을 받으면, 마트에서 5천250~6천650원까지 받는다. 개선이 시급하지 않는가” 라고 정부측에 촉구했다.
한편, 폭락을 거듭하고 있는 수확기 산지쌀값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지난해 12월 송미령 장관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당시, 의원들의 쌀값 20만원선 지켜야 한다는 지적에, 송 후보자는 ‘지켜야 된다’ 고 명백히 말했다” 면서 “1년동안 농정과 관련해서 쌀값 안정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고 추궁했다.
같은당 이원택 의원 또한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를 비교해본다면, 전 정부는 평균 20만원 이상을 유지했다. 현정부 와서 계속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고 말했다.
쌀값 안정과 관련, 송미령 장관은 “10월15일 날 산지쌀값이 발표될 때는, 같은날 먼저 발표한 정부의 20만톤 격리대책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통계청 산지쌀값 발표날짜)순별로 반영이 있을 것으로 본다” 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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