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서 노지감귤을 재배하는 김근현씨가 수확을 앞둔 감귤의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산지 확대경] 노지감귤
서귀포지역 해거리 착과 적어
당도 높아 산지 밭떼기 ‘탄력’
극조생종 출하후 값상승 전망
농민신문 제주=심재웅, 함규원 기자 2024. 10. 24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이 지난해와 견줘 2%, 평년보다는 14%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제주 서귀포지역 해거리 현상과 폭염·호우 등 기상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당산비율 등 품질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가격 전망엔 청신호가 켜졌다.
◆올 예상 생산량 39만8500t…전년보다 1.8%, 평년 대비 13.6% 감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초 내놓은 ‘10월 과일 관측’을 통해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39만8500t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40만5900t)보다 1.8%, 평년(46만1000t)에 비해서는 13.6% 적은 규모다.
농경연 관계자는 “서귀포권 해거리와 이상고온에 따른 열매터짐(열과) 피해가 늘어 올해산 생산단수(10α당 생산량)는 2848㎏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지난해(285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올 재배면적이 1만3988㏊로 지난해(1만4242㏊)보다 1.8% 줄어 예상 생산량은 그만큼 감소하겠다”고 밝혔다.
산지에서도 비슷한 견해다. 고재우 서귀포농협 유통사업본부장은 “서귀포지역 해거리 현상으로 착과량이 적은 데다 열매터짐·햇볕데임(일소) 피해가 겹쳐 생산량이 평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노지감귤을 2만3140㎡(7000평) 규모로 재배하는 김근현씨(70·한남리)는 “온습도가 높아 열매터짐 피해가 예년보다 20% 더 발생했다”면서 “10월 중순 전후해서도 더운 날씨와 가을 장대비가 반복돼 부패과가 생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산비율 등 품질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시 애월읍 노지감귤농가 홍한기씨(56·수산리)는 “당도는 예년에 비해 높고 산도는 적당히 낮아 먹었을 때 맛있다는 느낌이 날 만큼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조생종 출하 본격화하면 시세 상승할 듯
생산량은 다소 적고 품질은 호조를 띠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지 밭떼기는 탄력을 받았다.
강호현 서귀포농협 유통사업본부 과장은 “산지 유통인들이 예년보다 빨리 움직이면서 밭떼기가 7∼8월 본격화했고 일부에선 6월에도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밭떼기 가격은 한관(3.75㎏)당 4500원 수준으로 2023년산보다 1000~1500원 높다”고 덧붙였다.
도매시장에서도 극조생종 출하가 마무리되면 시세가 상승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형철 한국청과 경매사는 “유난히 길었던 무더위 영향으로 극조생종에서 부패과가 예년보다 많이 보인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소매업체에서 취급하기를 꺼려 (극조생종) 시세가 부진한 편”이라고 했다.
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감귤’ 경락값은 5㎏들이 상품 한상자당 1만674원이다. 지난해 10월 평균(1만3345원)보다 20.0%, 평년 10월(1만1869원) 대비 10.0% 낮다.
이석철 서울청과 경매사는 “조생종 상품성이 나쁘지 않은 데다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감귤 소비 심리가 꿈틀거리는 만큼 조생종 출하가 본격화하는 11월 상중순이면 시세는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