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잔류성 농약이 검출된 수입 건고추 100t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aT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게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중국에서 수입한 건고추 2920t 중 200t에서 잔류농약 ‘클로르메쾃’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aT는 건고추를 수입해 유통한 뒤 3개월이 지난 2024년 2월에서야 잔류성 농약이 초과 검출됐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이 가운데 절반인 100t은 회수하지 못했다. 클로르메쾃은 식물 성장 조절제로 과잉 섭취하면 생식계 손상을 유발해 청소년과 임산부에게 위험한 성분으로 알려졌다.
외국산 농산물에서 잔류성 농약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인도에서 수입한 건고추 1218t 중 82%(1003t)에서 ‘에티온’ ‘트리아조포스’ 등 잔류농약이 확인됐다.
또한 2020년 미얀마산 녹두 2000t 중 1000t서 ‘티아메톡삼’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건고추와 녹두는 각각 47%(476t)과 91%(914t)를 회수하지 못했다.
잔류성 농약에 노출된 농산물은 수거하더라도 모두 폐기해야 한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수거한 잔류성 농산물은 총 713t으로 추정 손실액은 20억 7600만원에 달한다. aT는 수입국과의 외교관계를 이유로 필수적인 배상 요구를 비롯한 잔류성 농약이 검출된 품목의 반환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aT의 회수 방법도 도마 위에 올랐다. aT는 잔류성 농약이 검출되면 관련 사실을 홈페이지에 등록하고, 1~2차 구매 업체에 유선으로만 통보한다. aT는 세부적인 유통경로 확인이 어렵다며 수입 건고추 회수를 위해 354개 판매업체 중 2%인 7곳만을 방문해 회수에 나섰다.
서 의원은 “잔류성 농약이 검출된 수입산 농산물이 회수되지 못하고 밥상 위에 올라가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aT는 잔류성 농약이 검출되면 직접 나서서 전량을 회수하는 책임 있는 자세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aT는 잔류성 농약 농산물 수출국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조치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세부 유통경로 추적과 사전 잔류성 농약 검출 시스템을 확대·구축하는 한편 잔류성 농약이 검출되면 수입국에 반환하는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